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국제도시 국제업무단지 내 국제병원 부지의 활용 방안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송도 7공구에 들어설 준비를 시작한 송도세브란스병원과 인근 배곧신도시에 들어설 예정인 서울대병원 등으로 국제병원 부지에 종합병원을 유치할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인천경제청 등에 따르면 인천경제청은 송도 1공구에 있는 국제병원 부지(송도동 28의1) 8만719.3㎡에 일반기업의 R&D(연구개발)시설 등을 유치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미 인천경제청은 우리나라의 유수기업 2곳으로부터 국제병원 부지와 관련한 투자유치 의향과 의견 등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병원 부지는 지난 2003년 매립이 끝난 이후 2009년 기반시설 공사까지 마친 땅이다. 국제병원을 포함한 국제업무단지의 개발사업은 지난 2003년 8월부터 시행사인 인천시와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당시 국제병원 부지에는 외국인 투자가 일정 비율을 넘기고 건강보험을 적용하지 않는 영리병원만 유치가 가능했다. 그동안 미국의 뉴욕 프레스비테리안 병원과 존스홉킨스 메디슨 인터내셔널 등이 병원 설립에 나섰지만 수익성 문제와 영리병원에 대한 반발 여론 등에 막혀 실패했다.
이에 따라 인천경제청은 지난 2018년 9월 국제업무단지 개발계획 변경과 2019년 1월 실시계획 변경을 통해 국내·외 종합병원을 모두 유치할 수 있도록 방향을 선회했다. 그러나 사업성 부족 등을 이유로 국제병원 부지에 들어오려는 국내·외 종합병원은 여전히 없다.
현재 인천경제청은 NSIC와 지난해 5월부터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 활성화 전략 수립 용역’을 통해 국제병원 부지의 새로운 활용 방안을 계속 살펴보는 중이다.
다만, 인천경제청은 앞으로도 국제병원 부지에 국내·외 종합병원을 유치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오는 2026년 송도 7공구에 개원할 예정인 송도세브란스병원과 2027년 배곧신도시에 들어설 것으로 보이는 서울대병원 등으로 국제병원에 대한 국내·외 종합병원의 관심은 뚝 떨어진 상태다. 최근 서울아산병원을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이 청라의료복합타운 조성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힌 것 역시 국제병원 부지에 대한 관심을 낮추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병원 부지에 일반기업을 유치하는 것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난개발에 대한 송도주민의 우려가 클 뿐만 아니라, 송도주민의 반발을 잠재우고 경제자유구역의 취지를 살릴 유수기업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수익을 올릴 목적으로 국제병원 부지에 관심을 보이는 일반사업자는 많지만, 개발계획 등을 변경해야 할 정도로 일반기업을 유치하는 방안 등이 구체화한 것은 아직 없다”고 했다. 이어 “NSIC와 용역을 통해 국제병원 부지를 포함한 국제업무단지의 개발 활성화 전략을 마련 중”이라며 “이 용역은 민간에서 발주한 것이고 일부 사안을 두고 이견을 먼저 좁혀야 하기 때문에 언제 끝날지 등을 특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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