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잠재적 정신질환자일 수 있다. 병원에서 정신치료를 받는 이들의 질환은 사실 현대인 모두가 겪는 물리적ㆍ정신적 생활 불안정과 압박, 구속에서 비롯된다. 정신병원에서 일했던 오동명 작가의 말이다.
<소원이 성취되는 정원>은 오동명 작가가 직접 정신병원에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현대사회의 아픈 모습과 그것들을 치유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오 작가는 범람하는 정보, 편리하지만 위험한 요소 등으로 인해 현대인의 사고가 하나로 묶였다고 말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하나의 사고는 다수를 지배하고 ‘다수의, 다수에 의한, 다수를 위한’ 폭력에 둔감해지면서 정신의 시비를 가리는 데 헷갈림을 준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진실과 반대로 가고 있지만 이 사실을 모르거나 모른척 지나치려고 한다. 오 작가는 ‘과연 누가 정신병자이며 누가 비정상적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모두가 획일화되고 똑같아지는 세상 속에서 사랑과 예술도 사라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드러냈다.
책 속 정신과 의사는 사진을 찍었던 오동명 작가를 예술치유의 일환의 목적으로 고용한다. 50대의 목사부인과 40대의 여성, 20대 초반의 대입재수생 등이 그에게 정신치료를 받는다. 오 작가는 병원에서 본 이들의 모습과 느낀 것을 <소원이 성취되는 정원>을 통해 풀어냈다.
아울러 오 작가는 사진과 미술로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자아를 찾는 것은 환자만이 아니라고 말한다. 치료사인 의사나 치유자로 참여한 사진가 역시 치유과정에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얻게 된다는 뜻을 내포했다. 값 1만2천600원.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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