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 친문 의원들 발걸음 재촉...민주당 대선 경선판 요동치나

그동안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판에서 중립을 지켜온 경기·인천지역 친문(친문재인) 의원들이 하나둘 특정 후보 캠프로 합류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관심이 쏠린다. ‘친문 적자’라 불린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잃은 중립 친문 의원들이 관망 모드에서 벗어나 각자도생 길을 선택하면서 민주당 경선 구도 역시 요동칠 전망이다.

민주당 신동근 의원(인천 서을)은 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29일 열린 ‘민주주의 4.0 연구원’의 토론회에서 ‘기본소득은 민주당의 복지국가 정신을 훼손하는 정책’이라는 내용의 주제발표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으로 월 50만원을 주려면 연 300조원이 필요하다”며 “실행 가능성이 없다”고 기본소득론을 비판했다.

이 같은 신 의원의 주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핵심 정책인 기본소득을 꼬집는 동시에 이 지사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이날 회의 후 일부 의원들은 향후 어떤 후보를 지지할 것인지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기 때문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경인지역 A의원 역시 본보와의 통화에서 “김경수 지사의 징역 판결에 따라 더는 중립을 지키지 말고 경선판에 뛰어들자는 목소리가 민주주의 4.0 연구원 곳곳에서 들린다”며 “이른 시일 내 개인 또는 단체별로 특정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의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김경수 지사를 잃은 친문 의원들이 대선 경선판에 뛰어드는 발걸음을 재촉한다면 선두 자리를 지키는 이 지사와 뒤를 바짝 쫓는 이낙연 전 대표 간 경선 구도 역시 급변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들이 친문 진영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이 전 대표 지지를 선언한다면 표심을 정하지 못한 친문계 지지층 결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이 지사도 친문 의원 확보를 위해 소매를 적극적으로 걷어붙인 상태다.

이 지사는 지난달 29일 SNS를 통해 이재정(안양 동안을), 박주민 의원이 열린캠프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두 의원 모두 강성 친문 의원으로 분류되고 있다. 현재 열린캠프엔 김성환, 이해식 의원 등 이해찬계 친문 의원을 비롯해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민형배 의원 등이 소속돼 있다.

이날 이 지사는 “세상에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크고 위대한 일일수록 더욱 그렇다”며 “앞으로 열린캠프라는 이름에 맞게 많은 분과 함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 친문 구애를 예고했다.

임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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