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지원금 대상자입니다”…소상공인, 문자사기에 두 번 울다

방역지원금 3차 지급 신청 안내문을 위장한 사기 문자 메시지. 김경수기자
방역지원금 3차 지급 신청 안내문을 위장한 사기 문자 메시지. 김경수기자

“방역지원금 3차 지급 대상자입니다”

코로나19 이후 피싱(금융 사기) 문자메시지가 진화해온 가운데, 설 연휴를 앞두고 방역지원금을 가장한 사기 문자메시지가 기승을 부려 경기도내 자영업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신용보증재단, 신한은행 등을 사칭한 전화 금융사기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또는 전화가 무차별적으로 보내지고 있다. 세뱃돈 등 자금 수요가 많은 설 명절을 앞둔 데다, 3년 차로 접어든 코로나19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는 자영업자들의 어려운 상황을 교묘하게 사기에 이용하는 행태다.

이처럼 방역지원금을 가장한 피싱 문자메시지가 무차별적으로 발송되며 도내 자영업자들은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꼴’이라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안양시에서 5년째 횟집을 운영하는 장은제씨(57·가명)는 지난 18일 오전 ‘방역지원금 3차 지급 신청 안내’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손실보상의 사각지대 보완 및 영업시간 제한 등 피해가 큰 소상공인을 위해 연 1.3~3.6%대 고정금리로 최대 2억원까지 대출해준다는 내용이었다.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 탓에 매출이 크게 감소한 장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적혀있는 상담 문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은행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등 집요하게 개인정보를 묻는 상담원의 질문에 사기임을 직감, 장씨는 그대로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장씨는 “코로나로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이러한 사기가 계속 기승을 부리는 현실이 참 먹먹하다”면서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데, 정말 혹 할 수 있는 조건이다 보니 당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 씁쓸하다”고 한탄했다.

과천시에 거주하는 조서윤씨(65·가명)도 최근 비슷한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방역지원금 3차 지급 대상자가 아님에도 문자를 받아 어리둥절한 조씨는 상담 번호를 인터넷에 조회한 결과, 스팸으로 등록된 번호였다.

급전이 필요해 수차례 대출 상품을 알아봤던 조씨는 “대상자가 아님에도 잠깐 혹 했다”면서 “자영업자들, 특히 5060세대가 이러한 신종 피싱 문자메시지에 무방비로 노출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김중현 중소벤처기업부 홍보담당관은 “소상공인 방역지원금이나 손실보상 제도 관련 안내 번호는 ‘1533-0100, 1533-3300’이 전부다. 정부가 보낸 문자에는 어떠한 링크나 URL도 넣지 않으며, 신용정보나 앱 설치 등도 요구하지 않는다”라며 “사칭 문자로 의심될 경우에는 지체없이 불법스팸신고센터(118)나 경찰청(112), 금융감독원(1332)으로 신고해 피해 예방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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