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2012 명장열전] ②성남 일화 신태용 감독

“6년마다 우승… 올 시즌 감 좋다”

“올해는 6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성남 일화 우승의 해’입니다. 이 좋은 기운을 타고 K리그와 AFC챔피언스리그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내겠습니다.”

 

프로축구 K리그 개막을 앞둔 지난 29일 성남 탄천운동장 내에 있는 성남일화축구단에서 ‘젊은 감독’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신태용 감독(42)을 만났다.

 

갈색으로 물들인 머리에서부터 몸에 착 달라붙는 진 소재의 셔츠와 바지, 달란트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한 큰 장식의 목걸이까지.

 

신 감독은 첫인상에서부터 ‘젊은 감독’다운 포스를 온몸에서 뿜어내고 있었다. 웬만한 40대라면 결코 소화하기 어려운 의상을 멋드러지게 갖춰 입은 신 감독과 반갑게 악수를 나누며 ‘평소에도 의상에 신경을 많이 쓰시나봐요’라는 인사말을 슬쩍 건네봤다.

 

그러자 신 감독은 “프로선수와 감독 모두 결국은 구단을 대표하는 상품 아니겠습니까”라며 “팬들을 위해 항상 외모를 가꾸고 정돈된 모습을 유지하는 것은 프로구단에 소속돼 있는 선수와 감독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답변했다.

윤빛가람·한상운·요반치치 ‘젊은 피’ 수혈

작년 FA컵·홍콩챌린지컵 우승 여세몰아

 “K리그·AFC챔피언스리그 모두 잡겠다”

실제, 신 감독은 현역 시절부터 감독인 지금까지 축구장의 패션을 주도하고 있는 그라운드의 ‘패셔니스타’다. 트레이닝복이 대세를 이루던 시절, 말끔한 정장 차림만을 고집했고, 정장을 입는 감독들이 하나 둘 늘어날 때는 ‘진’ 소재 등의 젊은 캐주얼이나 독특한 액세서리로 나름의 젊은 감각을 뽐냈다. 지금도 절대 트레이닝 복을 입고 경기장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할 정도로 나름의 패션철학을 갖고 있다. 액세서리에도 관심이 있어 선수 시절부터 모았던 명품 목걸이와 팔찌, 반지 등이 10여점에 이를 정도다.

 

이처럼 젊은 감각을 자랑하는 신 감독답게 인터뷰 내내 쏟아내는 답변 또한 시원시원하고 자신감이 넘쳤다.

 

“지난해는 베스트 11을 꾸리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윤빛가람과 한상운, 요반치치 등 걸출한 선수들이 영입됐고 팀의 분위기 또한 매우 좋습니다. 자신있습니다”

 

실제, 올 시즌 K리그를 맞이하는 성남 일화의 기세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라돈치치와 조동건을 수원에 내줬지만 ‘세르비아의 특급 용병’ 요반치치와 유럽진출 0순위로 꼽히는 ‘패스마스터’ 윤빛가람, ‘한 페르시’ 한상운이 들어오면서 팀 구성에 짜임새가 생겼다.

 

또 지난해 열린 FA컵과 지난 1월 열린 홍콩 챌린지컵에서 우승하면서 팀 분위기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여기에 올해가 6년마다 한 번씩 우승을 차지해 온 일화가 우승한 지 딱 6년째가 되는 해라는 사실 또한 기분 좋다. 다만, K리그와 FA컵, 피스컵 등에 모두 참가해야 하는 만큼 쉴새없는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마음에 걸릴 뿐이다. 하지만 신 감독은 ‘결코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 감독은 “지난해와 비교할 때 놀랄 정도로 성장한 선수들이 많다. 광양과 가고시마 등지에서 동계 체력 훈련도 충실히 마쳤다. 분명 예전보다 한 차원 높은 축구를 보여줄 테니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자신감 넘치는 신 감독의 답변을 들으며 2012년을 화려하게 빛낼 성남 일화의 활약을 기대해봤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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