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인 많은데 오전만 접수 외국인들 울며 겨자먹기로 수십만원 수수료 내고 업무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가 인원부족을 이유로 일반인들의 민원접수를 오전에만 받고 있는데다 비교적 일처리가 쉬운 행정사를 통한 민원접수는 오후까지 지속, ‘행정사 일감 밀어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양평, 안성 등지에서 멀리 찾아온 외국인 노동자들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수십만원씩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행정사에게 대행을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16일 오전 11시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 민원접수처는 도떼기시장을 방불케 했다.
중국과 인도, 방글라데시, 필리핀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외국인 400여명이 민원접수처를 가득 메운 채 자신들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총 8개의 창구를 운영 중인 민원접수처에서는 비자발급과 비자연장, 지문등록 등의 민원을 받고 있었으며, 순번표 자동발급기에서는 2~3명의 외국인 자원봉사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민원인들을 위해 순번표를 나눠주고 있었다.
넘쳐나는 민원인들은 사무소 내부는 물론 건물 밖 주차장까지 점령하고 있었다.
하지만,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는 낮 12시를 지나면서 민원접수가 800건이 넘어갔다는 이유로 순번표 발급을 중단, 순번표 발급을 받지 못한 외국인 100여명이 허탈감을 뒤로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러나 8개 창구 중 행정사 전용창구라 표기된 1개 창구에서는 오후(2~3시)에도 어김없이 민원접수를 받고 있었다.
이 때문에 오전부터 순번표를 기다리다 발급받지 못한 외국인들은 어쩔 수 없이 행정사에 업무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
순번표 발급을 받지 못한 A씨(28·방글라데시) 역시 체류자격을 거주사증(F-2)으로 변경해야 하는데 시간은 물론, 절차도 복잡해 10여만원의 수수료를 내고 행정사에 업무를 맡겼다.
A씨는 “일해야 하는데 매일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와서 기다릴 수는 없다”면서 “돈이 많이 들기는 해도 행정사에 맡기면 업무처리도 빨리 되고 불법체류자가 되는 것보다 낫다고 해 맡겼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행정사 전용창구는 평소 일반창구로 쓰이다 오전 2시간, 오후 1시간에 한해 전용으로 사용되는 것”이라면서 “민원인이 워낙 많아 업무량을 소화할 수 없어서 다른 일반창구는 오전에만 접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