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만 보고 대출? ‘피식’ 웃게 만드는 생색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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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대출, ‘기술’ 하나면 된다더니… 추가 담보 내놔라?

은행들, 기술보증서만으로는 위험 부담… 기업신용 등 따져
지식재산권 담보대출 시판 20여일 ‘실적 전무’ 실효성 논란

정부의 ‘창조금융’에 발맞춰 시중은행들이 우수 기술력은 보유하고 있지만 신용이나 담보가 부족해 대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지식재산권(IP) 담보대출 상품을 잇달아 내놨지만 시판 초기부터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IP의 특성 상 유사 시 대출금 환수가 어렵다는 이유로 시중은행이 기술보증기금의 기술보증 이외에도 신용도나 추가 담보를 통해 대출 가부나 금리를 결정하고 있어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IP담보대출은 부동산 등의 담보물과 달리 무형의 담보물로 은행 자체적으로 이를 가치화할 수 없어 기술평가기관인 기술보증기금(기보)의 평가를 거쳐 얻어진 ‘기술인증서(혹은 보증서)’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상품이다.

현재 기보와 업무협약을 맺은 시중은행은 신한과 국민, 기업, 우리은행 등 모두 4곳으로 이들 은행은 기술인증서(수수료 200만원)나 기술보증서(500만원) 발급에 소요되는 평가수수료 전액을 부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보는 시중은행이 의뢰한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최고 ‘AAA’부터 최저 ‘D’까지 10개 등급으로 분류해 ‘B’ 등급 이상 받은 중기에 대해서 기술인증서를 발급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까다로운 절차를 거친 기술인증서 외에 대출성립과 금리수준 결정시 해당 중소기업의 신용도나 추가적인 담보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부실 시 기보에 의해 대출금의 85∼100%까지 손실보전을 받을 수 있는 기술보증서 협약을 맺은 기업은행 이외 다른 3곳은 비용문제로 300만원가량 저렴한 기술인증서 협약만을 체결해 기업신용이나 추가담보 여부를 더 따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은행의 평가수수료 부담과 대출마진 문제로 최저 2억원 이상으로 대출한도를 정해놔 급전이나 소액이 필요한 중소기업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IP담보대출은 최근 정부정책에 부응할 목적으로 개발한 상품이지만 가치화가 힘들어 유사시 대출금 상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부득이 신용이나 추가 담보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도 위험을 안고 가야하는 부분이 있어 판매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실제 이날 기보에 확인한 결과 이달 초 시판 이후 IP담보대출 판매나 기술인증서 의뢰 실적은 현재까지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이 정부 정책에 떠밀려 아무런 계획이나 대책 없이 ‘생색내기’로 IP담보대출 상품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이다.

이기웅 경실련 금융부장은 “시중은행이 창조금융에 부응하고 있지만 사실상 시늉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미래가능성을 보고 대출을 해주는 상품인만큼 조기정착을 위해서 금융당국의 감독과 지도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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