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보시바라밀-함께 나누어야 행복하다

태풍 루사는 이미 소멸됐지만 루사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고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정성을 모아 사상 유례없는 8백억원대의 수재의연금이 모금됐지만 루사로 인해 발생한 경제적 손실이 6조원을 넘을 것이란 통계를 보면 수재민들의 고통과 아픔을 위로하기엔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다. 정부도 긴급 추경예산을 편성하여 수재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나서고 있지만 피해지역이 워낙 광범위하고 예산도 부족한 실정이어서 걱정이다.

진작에 공적자금 같이 부실 금융기관 임직원들 배불리는데 엉뚱하게 큰 돈을 쏟아 붓지 말고 보다 근본적인 재해방지 대책을 세웠더라면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도 덜 했을 것이고 예산도 훨씬 절약됐을 것이다.

정치인들도 정쟁에 허송세월한 시간 대신에 치산치수정책을 잘 세웠더라면 해마다 겪는 이 아비규환의 피해를 겪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큰 태풍피해를 당할 때마다 우리 보다 태풍이 훨씬 많이 거쳐가는 일본의 재해방지시설이나 대책이 매년 언론에 보도되고 있어도 우리가 그것을 실천하지 못하고 사후약방문식으로 뒷 북을 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이제부터라도 당국은 항구적이고 견실한 국가재난방지시스템을 마련하여 해마다 우리 국민들이 수마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지금도 수재로 고통받는 수재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전 국민적인 노력이 더 절실한 때다. 이미 많은 국민들이 정성을 모았고 직접 수해현장에 자원봉사로 참여하여 지원하고 있지만 피해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더 많은 국민적 정성과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이제 모든 국민은 저 마다 보살이 되어야 한다. 보살은 나보다 다른 사람을 위해 헌신하는 적극적 이타행을 실천하는 삶이다. 이 적극적 이타행을 실천하는데 있어 그 으뜸이 바로 보시(布施)이니 나의 것을 남에게 기쁜 마음으로 베풀어 주는 행동이다. 수많은 수재민의 고통이 바로 나의 고통이라는 인식을 같이하여 자기 것에 대한 집착과 탐욕을 버리고 보시바라밀을 모든 국민들이 함께 실천하면 집착으로 인해 생기는 번뇌를 여읠뿐만 아니라 수재민들에게 큰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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