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의사는 와 보지도 않고 인턴이...’

/손 병 관(인하대병원 진료부원장)

병원에 불만이 있는 환자나 보호자들로부터 가끔 들리는 말이며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마음이 아파오는 것이 사실이다.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전공의의 대명사가 ‘인턴’이고 흔히 병원에서 발생하는 좋지 않은 일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이며 어떤 면에서는 전공의를 비하하는데 쓰이고 있는 용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인턴’, 병원에서 가장 고생하고 있는 직종이다. 물론 전문의가 되기 위해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스스로들 인정하며 감내하고 있지만 그들의 업무는 정말 눈에 띄지 않는 데서 환자의 진료에 꼭 필요한 궂은 일을 하고 있는 의사들이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들도 엄연한 의사라는 사실이다.

제목에 나와있는 ‘인턴’이라는 용어 속에는 전공의를 모두 포함하여 하는 말로 생각되는 데 전공의 과정은 인턴과 레지던트로 나뉘며 인턴 과정은 모든 과를 돌아가며 각 과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일을 담당하며 후에 자기들이 전공으로 하여야 할 진료과목을 선택 및 준비하는 과정이며, 레지던트는 한 과목을 정하여 3년 또는 4년간 환자를 직접 보며 그 과의 전문의가 되기 위한 과정을 밟는 의사들인 것이다.

필자도 가끔은 ‘교수님이 왜 직접 검사하고 치료해 주지 않느냐’는 항의를 받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검사나 치료하는 과정에서의 많은 부분은 교수나 전문의보다 전공의가 훨씬 잘한다’고 솔직히 밝힌다. 환자 진료에 있어서 물론 같이 논의하여 최종 결정은 교수가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환자 옆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관찰하는 전공의들의 판단이 더 정확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병원에서 전공의의 역할은 참으로 크다. 그들이 없으면 종합병원의 진료는 불가능해지며 그들은 수련만 받는 의사가 아니기에 이미 ‘수련의’라는 용어는 적절치 않다고 하여 ‘전공의’로 용어를 바꾼지도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 것을 느끼며 아쉬울 때가 많다.

요즈음 병원에서 전문의 시험을 준비하는 4년차 전공의들의 다소 힘들어 하는 표정을 종종 접하며 그들이 사회적으로 재평가되어야 한다는 주장으로 위로하며, 모두 합격하라는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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