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천자춘추/제2회 세계도자 비엔날레

경기천자춘추/제2회 세계도자 비엔날레

김종민(경기관광공사 사장)

몰려온 추위와 함께 전국적으로 열리던 각종 문화축제와 행사들이 자취를 감추고 벌써 잊혀진 듯 하다. 문화축제로는 세계적인 기록을 수립한 세계도자기엑스포가 끝난 것은 작년 이맘 때였다. 도자기로 문화행사가 잘 될까 걱정도 많았지만 국내외에서 606만명이 다녀가면서 모든 기우를 씻어 냈다. 96년 일본 사가 도자기 박람회의 250만명 참관 기록을 훌쩍 뛰어 넘으면서 ‘경기도가 세계지도에 도자기를 표시했다’는 국제적인 평판을 받았다.

잘 기억을 못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세계도자기엑스포와 함께 제1회 세계도자비엔날레가 동반 개최되었다. 세계도자공모전과 국제도자학술회의를 주내용으로 하는 격년제 행사를 같이 연 것이다. 당시 공모전은 69개국에서 4천200여점이 출품되어 세계 최대의 경쟁전이자 신진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하였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로손 오예칸이 ‘치유하는 존재’라는 대형 도조로 그랑프리를 타면서 국내외 도예계에 신선한 충격을 몰고 온 기억이 새롭다. 그는 작품당 10∼20만달러를 받는 대형작가이지만 유색 편견 속에서 다른 행사에서는 상복이 없었지만 공정한 심사로 상을 받게 되어 영광이라고 수상소감을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내년 9월 경기도는 제2회 세계도자비엔날레를 개최한다. 엑스포가 아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행사의 성격과 질이다. 요즈음 지식기반산업사회의 조성이 우리의 살 길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작년에 확보한 8천400여장의 도자예술 슬라이드는 바로 오늘 현재 세계 미술가들이 지니고 있는 생각을 집대성한 색채와 형태 그리고 디자인의 보고이다. 억지로 모으려고 해도 잘 안되는 현대 예술지식 데이터베이스가 자연스럽게 경기도에 조성된 것이다. 이를 산업미술에 적극 활용해야 하는 것은 물론 내년에도 첫 대회를 능가하는 도예지식기반이 쌓이도록 지금부터 많은 투자와 함께 준비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때라고 본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