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천자춘추/바람직하지 못한 행태들

경기천자춘추/바람직하지 못한 행태들

경기관광공사 사장 김종민

요즈음 세상이 어수선하다. 자신에게만 유리하도록 판세를 바꾸어 보려는 욕심 때문이다. 이기적 타산이 도처에서 충돌하고 파열음을 낸다. 한치의 양보가 없는 치열한 싸움 속에서 정의와 질서, 평화와 공존, 이타와 합리, 품위와 겸양은 설 곳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정치적 합종연횡이나 기업간의 합병에서 기선제압을 위한 샅바잡기는 보통사람들이 생각하기 어려운 술수가 처음부터 난무한다. 공무원조합과 공무원노조, 쉬워 보이는 작명을 놓고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국제적으로 눈을 돌려도 요란하고 어지럽다. 이라크 무기사찰은 전쟁의 예고처럼 들리고, 북한 핵 문제는 민족의 내일을 어둡게 한다. WTO나 OECD 회의장 역시 국익의 대결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우연한 자리에서 혼돈스런 세태가 화두가 되었다. 우리들을 불안하게 하는 이런 저런 일들이 회자 되었다. 세상이 시끄럽고 경제가 불안해도 정치가 잘 되면 마음 붙이고 살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가만히 듣고 있던 한 분이 인간사나 정치가 잘 되기 위해서 없어져야 할 행태를 조목조목 꼽았다.

하나는 침소봉대(針小棒大)이다. 바늘만한 것을 몽둥이만하다고 심하게 과장한다. 둘째는 아전인수(我田引水)이다. 제 논에 물대기처럼 자기에게만 이롭게 되도록 남을 오도한다. 셋째는 견강부회(牽强附會)이다. 가당치도 않은 말을 끌어다 대어 억지로 조리에 닿도록 하는 일이다. 마지막은 적반하장(賊反荷杖)이다. 도둑이 되레 매를 드는 것처럼 잘못 해놓고도 상대방을 나무라고 윽박지르는 일이다.

듣고 보니 어떤 설명보다 오늘의 혼란을 알기 쉽게 이해시켜 준다. 요란하게 문제가 된 일들 중에 억지 논리나 궤변이 개입되지 않은 경우가 별로 없는 것 같다. 마음이나 편히 지내고 싶은 소시민들을 황당하게 만들지 않는 사회가 건강하고 좋은 사회다. 원칙과 정도는 언제 쯤이면 자리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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