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천자춘추/‘대기오염과 건강’

‘대기오염과 건강’

손병관(인하대병원 진료부원장)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은 인천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가끔 밖을 내다보며 ‘차가 참 큰 것도 많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데 필자의 관심 분야가 소아 알레르기이고 특별히 공해와 알레르기 질환, 그 중에서도 천식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으니까 큰 차를 바라보며 ‘물자 운송에 편리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저 차들의 연료가 대부분 경유’인 데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한다. 물론 대기오염이 자동차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경유를 연료로 쓰는 자동차에 의한 영향은 적지 않기 때문이다.

1930년대부터 50년대 사이 세계적으로 대기오염에 의해 사람의 건강에 큰 해를 입힌 대형 사고가 있은 후 대기 오염과 건강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있어왔다. 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1970년도 초까지만 해도 당시 의과 대학생들도 대기 오염을 포함한 환경 오염문제는 런던이나 로스앤젤레스 같은 서양의 문제이지 우리나라와 관계없는 일로 생각했다. 그러나 30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하여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기오염은 물론 물, 땅, 음식 등 모든 것에 오염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대기오염은 심혈관계에 영향을 미쳐 사망률을 높이기도 하지만 역시 호흡기계에 많은 지장을 주어 호흡기 증상을 유발하고 폐기능을 떨어뜨리며 천식을 유발 및 악화시키는 것이 확인되었다. 자연히 공해가 심한 지역에서 호흡기계의 환자가 증가하며 입원이나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증가하게 되고 이에 의한 의료비용이 적지 않게 소요되는 것이다. 물론 직장이나 학교에 나가지 못하게 되는 것까지 생각하면 경제적 손실이 매우 크다.

사회적으로 대기오염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게 되며 우리나라의 여건도 전반적으로 호전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오존은 아직도 문제가 되고 있다. 매년 오존주의보의 발령건수가 많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늘어나고 있는 자동차가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 준 반면 이면에는 우리가 또 해결해야 할 문제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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