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체감경기와 실물경제

/정규남(통계청 경기통계사무소장)

통계청에서 발표한 11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6개월 뒤 경기와 소비지출 등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CSI)는 97.1로 작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100 미만으로 떨어졌다. 또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조사한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95.6을 기록, 2개월 연속 100선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으로의 체감경기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보는 소비자나 기업가들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추세는 9월과 10월의 산업생산을 비롯한 실물경제지표의 호조세, 최근 2개월간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보여 준 경기호전가능성, 대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고무적으로 나타나 4분기도 호조세가 이어지리라는 기대와는 사뭇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리가 느끼는 체감경기지표는 실적을 토대로 작성하는 실물경제지표와 달리 설문조사에 의해서 작성된다. 소비자나 기업가와 같은 경제주체들의 경기에 대한 판단, 전망 및 계획 등이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경험적인 사실에 바탕을 두고 설문조사를 통해 전반적인 경기동향을 파악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소비자기대지수와 기업경기실사지수 등이 있다. 이 방법은 전통적인 경제지표로는 포착하기 어렵지만 단기적 경기변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경제주체의 심리적 변화를 측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과가 개인의 주관에 좌우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의 체감경기지표들의 악화는 전반적인 실물경제의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 내수경기 부진, 이라크전쟁 및 미국 등 세계경제회복 가능여부 등의 불안요소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외 경제전문기관의 발표에 의하면 내년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5%대를 유지할 것이며, 세계경제의 수요회복 등으로 내년 2분기이후 국내소비 둔화와 수출 증가가 상쇄되어 업종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전반적인 경기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체감경기지표와 실물경제지표간의 차이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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