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되려면
김종민 (경기관광광사 사장)
대통령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누가 될 것인가 궁금증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보수냐 진보냐, 안정이냐 불안이냐 선택을 어렵게 만든다. 막판에는 수도이전 문제와 북한의 핵 위협이 불거졌다. 아직까지 엄청난 수의 부동층이 남아 있다고 한다. 예측을 어렵게 한다. 여론조사 내용을 알 수 없으니 답답해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재미있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 후보를 고를 때 정책이나 공약을 보고 찍는다는 사람은 10% 이하에 지나지 않으며, 대부분이 후보가 풍기는 이미지에 따라 뽑는다고 응답했다. 영국의 디자인 협회가 내놓은 보고서도 시사하는 바가 닮았다. 투자비 100을 가지고 제품개발에 95를 투자하고 나머지 5를 디자인에 투입했을 때, 매출증대 효과는 50대50이라고 한다. 그런데 정작 헷갈리는 것은 정책과 공약이 나쁜데 좋은 이미지가 나올 수 없고, 기술과 성능은 떨어지는데 포장만 좋다고 제품이 잘 팔리는 것이 아니라는데 있다.
정치인은 정적에 의해서 껍데기가 벗겨져 맥 빠진 백치처럼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대통령 후보는 백치 인상을 털고 대통령다운 이미지를 확실히 심는 것이야말로 승리의 지름길이라고 많은 선거참모들이 목소리를 높인다. 이들의 구미에 맞게 아이젠슈다트 같은 정치학자는 대통령이 되는데 필요한 캠페인 기법을 세가지로 요약·제시하고 있다. 첫째는 대통령처럼 보이도록 하라 (Looks like president). 둘째는 대통령처럼 말하라 (Talks like president). 셋째는 대통령처럼 행동하라(Walks like president).
그렇다고 아이젠슈다트의 처방이 선거 전문가들의 고통을 덜어주지 못한다. 대통령다운 이미지를 잘못 강조하면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역풍이 불 수 있기 때문이다. 복잡한 사회적 이해관계와 난삽한 디지털 코드 속에서 실속과 포장, 콘텐츠와 이미지의 조화를 이루어 내기가 난해하다. 유권자라고 쉬운 노릇이 아니다. 한 표 행사하기가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