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천자춘추/컨텐츠 강국, 코리아

컨텐츠 강국, 코리아

필자는 2년 전 한 미디어 포털에서 컨텐츠 생산하는 일을 담당했었다. 컨텐츠는 말 그대로 ‘내용물’을 의미한다. 기술 벤처라면 신기술을 가리키고 커뮤니티 사이트인 경우 충성도 높은 고객을 말한다. 당연히 필자 회사는 뉴스와 아이템 등이 그 내용물에 해당되었다.

필자는 양질의 컨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팀원을 독려하거나 우수한 컨텐츠를 보유한 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느라 동분서주했다. 유저가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고 최고의 컨텐츠를 보유하는 게 회사의 생존 전략이었기에 직원 모두 최선을 다했다. ‘winner takes all’을 뼈져리게 경험한 시기였다.

만일 우리 사회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과 인프라를 컨텐츠에 비유한다면 그 양과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또한 외국과 비교할 때 경쟁력 있는 컨텐츠를 얼마나 확보하고 있을까. 직장인에서 주부로 돌아와 일상생활을 하며 느끼는 바로는 우리사회는 여전히 부실한 컨텐츠가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또 경쟁력 측면에서도 흡족한 수준이 아니다.

물론 하루가 다르게 개선되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 아이들과 이웃이 안심하고 양질의 삶을 누리기에는 부족하기만 하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 한탕주의, 흉악범죄, 안전불감증, 인명경시풍조는 우려할만한 수준이고 국가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교육분야도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국가간 장벽이 무너지고 교류가 빈번한 요즘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집중 조명을 받으려면 이러한 잘못된 병폐를 뿌리째 뽑아내고 경쟁력있는 훌륭한 내용물로 채워나가야 한다. 중요한 사실은 우수한 컨텐츠를 창출하는 힘은 바로 나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점이다.

필자는 새해 벽두에 이런 상상을 해본다. 먼 훗날 컨텐츠를 구입하고 싶다며 한국에 제안서를 보내오는 국가가 너무 많아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을 담당자들의 표정을 떠올려 보았다.

/전미희(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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