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간디가 막 출발하는 기차에 간신히 올라탔는데 서두르는 바람에 그만 신발 한 짝을 떨어뜨렸다. 다시 주워오기 어렵게 되자 다른 한 짝을 얼른 벗어서 아까 떨어졌던 곳에 남은 한 짝 마저 던져버렸다. 그것을 보던 한 승객이 이유를 묻자 간디는 “어떤 가난한 사람이 줍는다면 한 짝으로는 쓸모가 없지만 이제는 한 짝마저 가질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입니까?”라고 하였다고 한다. 사소하고 조그만 배려이지만 우리 모두의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과거 급속한 산업화의 과정 속에서 경쟁 제일주의의 가치와 그릇된 관행 속에서 우리에게 있어 배려라는 미덕은 이미 오래 전에 그 설자리를 잃었는지 모른다. 이러한 배려에 대한 결핍증으로 우리 사회가 자초한 일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있다. 이번 대구지하철 참사 또한 승객의 안전을 배려하지 못한 결과이며, 난개발로 인한 환경파괴, 각종 비리, 부정, 범죄 또한 이러한 배려의 부족과 그 괘(卦)를 같이할 것이다.
남을 배려한다는 것은 누구나 갖추어야 할 미덕이자 현재 우리 사회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덕목이다.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각종 문제를 질서와 양보를 통해 효율적으로 풀어갈 수 있는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남을 배려할 줄 안다는 것은 타인과의 원만한 인간관계를 이끌게 해주는 윤활유와도 같은 것이며, 타인의 마음을 열게 하는 열쇠이기도 하다. 또한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이는 그만큼 사려 깊고 매사에 신중해 상대방에게 커다란 신뢰를 줄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배려란 사랑과 관용으로서 한 개인의 그릇을 크게함과 동시에, 그 사람이 지닌 능력보다 더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도 있어 진정한 리더십과도 일맥상통한다.
우리가 한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자신이 타인을 어떤 수준에서 대하느냐에 따라서 나에 대한 그 사람의 태도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남에게 호의를 받고 싶으면 자신이 먼저 상대방에게 호감을 가져야 한다는 이른바 ‘거울의 원리’이다. 간디의 일화를 떠올려 보며 사소한 일이라도 남을 먼저 생각하고 자기 스스로 먼저 실천하는 더불어 사는 삶의 지혜가 오늘날 절실히 요구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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