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비’란 ‘NOT IN MY BACK YARD’의 약자로, ‘내 집의 뒷마당에는 안된다’는 의미다. 님비란 말이 생긴 데에는 다음과 같은 유래가 있다.
1987년 미국 뉴욕 근교의 작은 동네인 아이슬립이란 곳에서 배출된 쓰레기를 버릴 곳이 마땅치 않자, 쓰레기들을 무작정 바지선에 싣고 항해를 나섰다. 이들은 쓰레기를 받아줄 곳을 찾기 위해 미국 남부를 떠돌아 다녔지만 아무도 받아 주지 않았다. 미국 내 모든 지방에서 외면하자 남미의 이웃나라인 멕시코와 벨리즈, 바하마까지 갔지만 모두 ‘노탱큐!’ 쓰레기는 바다 위에서 6개월 동안 6천마일을 떠돌다 결국 아이슬립으로 돌아갔다. 하긴 자기동네에서 조차 외면한 쓰레기를 남의 동네에서, 남의 나라에서 받아줄 리가 있겠는가. 님비라는 말은 그때부터 생겼다고 한다.
님비현상과 비슷한 말이 ‘바나나 현상’이라는 것이다. ‘우리동네 사람 근처에는 절대 아무 것도 짓지말라(Build absolutly noting anywhere near anybody)’는 영어의 약자다. 님비현상은 어느 나라, 어느 지방을 막론하고 골칫거리다. 공익을 목적으로 한 건물이나 시설물이 들어서는 지역 주민들이 자신들의 피해를 주장하며 저항하는 것이 님비현상의 단면이다. 대개는 화장터나 쓰레기 소각장, 분뇨처리장, 도로시설을 건설하려 할 때 해당 지역주민들의 저항에 부딪히게 된다.
“이같은 시설이 필요한 줄은 알지만 우리 동네는 안된다”라는 님비현상으로 인해, 강력한 전제정치를 펴고 있는 사회주의의 국가를 제외한 많은 국가,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시행에 고통을 겪고 있다. 우리 수원시도 예외가 아니다. 수원시에서도 쓰레기소각장, 화장장 이전 건립 등의 문제로 홍역을 치른바 있고, 지금도 우만고가도로 건설문제나 고색동 음식물쓰레기 처리장 건설문제 등이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곤란을 겪고 있다.
물론 그 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어찌 이해하지 못하겠는가. 소음·악취 등으로 생활에 불편함을 느낄 것이고 자칫 잘못하면 고생해서 마련한 집이나 땅이 가격마저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는 해당 주민들의 어려움은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그러나 이런 시설들을 수원 지역에 살고 있는 103만 시민과 미래의 후손들을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이다. 언젠가는,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다. 이같은 사업들이 늦춰지면 그 손실은 전체시민들에게로 돌아간다.
특히 도로문제는 정말로 심각하다. 우리 수원시의 가장 큰 현안인 교통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도로확충사업 및 고가도로·지하도로사업, 우회도로 개설 사업들이 절대로 필요하다. 이같은 사업들이 추진되려면 무려 13~14년이 소요되지만, 우리는 시민들의 고통을 단축시키기 위해 무려 2천200억원이라는 예산을 확보, 2~3년안에 모두 해결하려는 것이다. 이런 사업들이 완료되면 수원은 정말로 ‘더불어 사는 행복한 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수원이라는 공동체를 위해서, 그리고 이 도시의 빛나는 미래를 위해서 우리 모두 ‘공익’과 ‘공공성’이라는 단어를 먼저 생각해야 할 때다.
/박승근 수원시 공보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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