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어느 한 공간에 시화호라는 거대한 바다가 탄생했고 이지역 주민들은 바다를 텃밭삼아 살아왔다.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시화호 주변에서는 생선 썩는 냄새가 나고 호수 주변에는 바닷물이 밤색으로 변해 가는데 누구도 원인 규명을 하지 않았고 정부당국과 개발자들은 전혀 확인조차 하려하지 않았다.
죽음의 호수로 전락한 시화호가 실패한 정부사업으로 평가받자 시민단체들은 시화호 썩은 담수호 방류로 인해 서해안 바다를 다 죽인다며 방류저지에 나섰고, 지역 주민들은 시화호를 바다로 돌려 달라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삶의 터전을 지키려는 주민들은 시위로 50만원에서 250만원까지 벌금을 내야하는 아픔을 겪었다. 시화호 방조제가 막히면 금방이라도 주민들이 잘 살 수 있다던 소문과는 달리 전과자로 전락했고 갯벌에서 60년 동안 바지락을 캐던 할머니는 허리까지 굳어 버렸지만 바다가 살아나면 바지락를 다시 잡아 손녀들에게 용돈을 줘야겠다고 얘기한다.
시화호 물이 빠져나가고 갯벌이 드러나면서 하얀 눈처럼 쌓인 염분은 바람에 주변 포도나무와 채소밭에 날려 포도나무는 말라죽고 채소밭 농작물은 다 죽어 버린 피해가 여기저기에서 발생했다. 인재가 온것이다 . 전문학자들이 만들어 놓은 환경영향평가처럼 바다의 경제적인 값어치가 없는걸까?
12년동안 시화호 간석지를 돌아 다녀보았지만 수십억톤의 조개류 패총이 5Km나 깔려 있는 모습을 보고 꼭 한번 전문가들을 시화호 현장에 보이고 싶었다. 형도섬 부근에 주로 백합과 소라 종류가 많았다. 음섬 부근 동쪽으로 맛 종류, 서쪽으로는 바지락 종류들이 하얀 눈처럼 쌓여있다.
시화호 문제는 용서 받을 수 없을 것이다. 개발법에 의해 개발은 하되 최대한 자연 생태계를 보호하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시화호 갯벌에 살았던 조개류·어패류의 죽음은 과연 죄가 되지 않는걸까? 이 많은 조개류 시체 무덤 앞에서 나는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상처로 남겨질것이다.
/최종인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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