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인 5월이 찾아 왔다. 올해의 봄은 봄 가뭄을 걱정하는 농촌 어르신네들의 소박하고 간절한 기원이 하늘에 닿아서인지 유난히 비가 많다. 지난주에는 남쪽지방에 4월에 보기 드문 태풍까지 찾아온 것으로 보도되어 모내기에 필요한 물은 충분할 것으로 생각된다. 분명히 올 가을의 풍성한 들판은 경제적인 체감 온도로 뚝 떨어진 서민들의 스산한 마음을 따듯하게 하기에 충분할 것으로 확신한다.
5월은 우리의 마음을 싱그럽게 한다. 그것은 하루가 다르게 날마다 푸르게 변해 가는 가로수 때문일 것이다. 삭막한 도시 소음 속에서 생명의 소중함과 기쁨을 느끼게 하는 것이 가로수이다. 겨우내 매몰찬 추운 날씨에 죽은 것으로 착각했던 앙상한 가지 위에서 새싹이 돋아나는 가로수의 형언할 수 없는 에너지를 보면서 우리의 마음과 발걸음은 희망으로 가벼워진다. 그러나 머지 않아 찾아 올 타클라마칸 사막으로부터의 황사와 찌는 더위, 수많은 도시의 오염 물질 그리고 변화의 정체 속에서 나타나는 우리의 무관심은 가로수의 생명 환경을 악화시킬 것이다. 5월의 푸르름에 우리의 시선과 마음이 쏠리고 있는 지금 이 때에 가로수를 보호하기 위한 조그만 캠페인을 펼쳐보자.
서울시 동대문구청에서 시행하고 있는 ‘그린오너제’ 제도는 주민들이 직접 생활환경 주변의 공원, 녹지대, 가로수 등의 녹지공간을 실명제로 가꾸는 것으로 모든 자치단체가 서둘러서 도입해야 할 가치 있는 캠페인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녹지조성과 유지관리는 많은 인력과 예산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구청 내 공원녹지과에서만 전담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현재 동대문구의 경우에는 종교단체를 포함한 시민단체, 초등학교, 부녀회 등이 가로수의 주인이 되어 일주일에 2번 정도 자신들이 주인으로 임명된 나무에 가서 잡초를 제거하거나 거름을 주는 등의 나무가꾸기운동이 성황리에 이루어지고 있다. 조금은 늦었지만 더욱 구체적인 방법으로 경기도가 앞장서서 이러한 가로수 실명제 캠페인을 펼쳐야한다. 이것이야말로 나라사랑, 가족사랑으로 이어지는 캠페인이 될 것이다.
/선우 섭.경희대 체육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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