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뚱뚱한 아이들

최근 서울시 교육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서울시내 초·중·고등학생 가운데 체중이 표준치 보다 20%이상 더 나가는 비만 청소년이 약 10% 라고 한다. 아울러 2001년 국민건강 영양조사에 의하면, 7-12세 아동의 비만율은 4.9-18.4%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실은 통계자료를 보지 않더라도 학교 앞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의 체격을 관심 있게 관찰하거나 동네 목욕탕에서 물장구치며 뛰어 노는 아이들을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현상일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점차 뚱뚱해져 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1980년대 이후 꾸준히 증가한 국민소득과 신생아출산 감소에 따른 핵가족화 그리고 점점 치열해져 가는 입시 경쟁 등에서 파생된 아이들에 대한 부모들의 편향적인 사랑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0여년 전 우리 아이들의 뚱뚱함에 대한 주변 사회의 기본적인 통념은 부유함과 자랑이었다. 이 것은 어려운 시대를 살아오며 맛있는 것을 배불리 먹어보지 못한 일반 서민들의 아픔이 마음 한구석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로 인하여 아직도 많은 부모들이 뚱뚱한 체격의 자녀들을 든든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경향이 남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소아비만은 비만세포의 증식으로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될 확률이 크며 건강상의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소외 받는 경우도 생겨 사회적·심리적 발달과정에도 영향을 미쳐 성인이 된 뒤에도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릴 수 있다.

푸르고 행복한 5월 가정의 달에 부모들이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 그것은 점차 뚱뚱해져 가는 우리 아이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기 위하여 가족 구성원의 불규칙한 식사와 편식, 폭식, 지나친 패스트푸드 섭취 등의 잘못된 식습관을 고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학교 수업 후에도 여러 가지 과외 학습으로 턱없이 줄어든 신체 활동 시간을 과감하게 늘려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동시에 육성시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그 동안의 잘못되었던 자식에 대한 편향적인 사랑에서 벗어 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선우섭.경희대 체육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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