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성남 필 창단을 축하하며...

“100만 거대도시에 교향악단 하나가 없다”는 핀잔을 듣고 살아온 성남시민들도 이제는 할 말이 생겼다. 숙원이던 교향악단이 창단됐기 때문이다.

성남시립교향악단 창단연주회가 지난 4일 분당 계원예술고 벽강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로써 경기도내에서 수원, 부천에 이은 세번째 교향악단이 태어난 것이다. 성남시 승격 30주년을 기해 가진 이날 창단연주회는 벽강홀을 가득 메운 1천여 시민들의 기대와 환호속에 첫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커튼 콜인 브람스의 ‘헝가리안 무곡 5번’ 연주를 마칠 때까지 관중들은 장장 2시간30분 동안 자리를 지키며 모처럼의 문화예술 향연에 취해 오히려 연주회가 끝나는 것을 아쉬워했다.

‘향기 있는 문화도시’ ‘e-푸른도시’ 이는 21세기 문화의 시대, 성남시가 내걸고 있는 문화청사진이다. 영화배우 출신인 이대엽 성남시장은“문화에 투자하는 것이 21세기 선진도시를 만드는 지름길”이라며 시정발전방향을 ‘문화도시’로 잡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시는 이번에 시립교향악단을 창단한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시립국악단 창단작업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또한 2004년 이후 시립무용단 창단 방침을 세우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기존의 시립합창단, 시립소년소녀합창단을 포함한 5개단체의 시립예술단을 조만간 갖추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렇게 되면 현재 야탑동에 건립중인 성남문화예술회관(연면적 1만2천평)의 2005년 상반기 개관과 때를 맞추어, 성남의 5개 시립예술단은 연중으로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 공연을 펼치게 될 것이며, 성남은 명실상부한 ‘문화의 도시’로 자부하여도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 승격 30주년을 맞아 성남시가 뒤늦게나마 시립교향악단을 창단하고 문화공간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우리는 시 당국이 ‘성남시를 사람이 살 만한 문화공간으로’ 만들려고 노력중인 것을 방관하고만 있어서는 안된다. 성남시민이 함께 관심을 기울이고 동참해야 한다. 아울러 시 측은 유사한 외국의 사례를 참고삼아 미흡한 부분은 부단히 보완하고 시민의 동참을 유도해 끊임없이 개선책을 내 놓아야 한다.

시 당국은 시립문화단체 및 산하 문화기관들에 대한 관리를 보다 철저히 해야 할 것이며, 이를 체계화하고 내실화를 다져가야 한다. 이번 시립교향악단 창단공연 시 30명에 이르는 연주자들을 외부에서 초빙해와 80여 명으로 첫 공연을 선보였는데, 이는 사실 ‘미완의 창단’이란 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성남교향악단은 현재 47명에 불과한 단원을 연차적으로 늘려, 조만간 최소 60명까지 충원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57명으로 구성된 시립합창단도 현재 내부 분규로 공연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지휘자마저 떠나 중심을 잃고 표류하고 있는 만큼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문화예술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 문화예술은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삶의 활력소로 다가오며, 각박한 사회를 정화시켜주는 촉매제 역할을 하기에 특히 도시민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소중하고 아름다운 자산임에 틀림없다.

/구동수.성남시정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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