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보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보육시설에 대한 평가인증제를 이르면 내년부터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평가인증제란 보육시설인 어린이집, 놀이방의 서비스 수준을 평가해서 일정한 기준에 도달한 시설에 공적인증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인증 여부를 인터넷 등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미 정부에서 평가인증제를 실시하는 가닥으로 방침을 정한 것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백지화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진정으로 어린이를 사랑하고 보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라면 잠시 멈추고, 반대하는 사람들의 이유가 어떤 것인지를 귀담아 들어 달라는 것이다.
정부의 보육시설 확충 3개년 계획(1995 -1997)에 의해 보육시설들이 난립하는 과정에서 수준이 낮은 보육시설도 생겨나게 되었다. 이제는 보육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는 것도 인정한다. 하지만, 마음만 앞선 급조된, 보여주기 위한 제도의 실시가 아니라 보육의 질이 떨어지는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를 면밀히 분석하여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 것이다.
요즈음은 중앙집권제도에서 지방분권제로, 권위와 독재에서 자유와 민주로, 통제에서 자율로, 획일화에서 개성화와 다양화로 변화하고 있다. 정부는 보육시설을 통제하고 관리·감시하여 획일화시키겠다는 구시대적 발상이 아니라 이런 시대의 조류에 따라 보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보육시설들이 자율적인 노력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 그에 따른 여러 측면의 지원을 해야한다.
평가인증제는 객관적으로 평가가 가능한 물리적인 환경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보육프로그램이나 보육교사의 질을 평가하는 기준은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모든 사람이 수긍할 수 있는 객관적이며 신뢰성과 타당성을 지닌 평가가 가능할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
또한 평가를 잘 받기 위한 편법과 부조리가 생겨날 수도 있는 또 하나의 악수(惡手)를 두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음을 정책입안자나 연구용역을 받은 한국여성개발원은 마음에 새기고 추진하기를 바란다.
/정원주.협성대 아동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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