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지금…가부키(歌舞技) 열풍

■ ‘가부키 400년, 아야코마이 500년제(祭)’ 성황

일본 전통예술인 가부키(歌舞技) 400년을 맞아 일본 전역에서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가부키의 원류인 아야코마이(綾子舞)의 주요 전승지인 니가타현(新潟縣) 가시와자키시(柏崎市)에서도 14, 15일 양일간 ‘가부키 400년, 아야코마이 500년제(祭)’가 성황리에 열렸다.

가부키는 말그대로 노래(歌)와 춤(舞), 기예(技)가 종합된 예술로 일본에서 가부키의 인기를 엄청나다. 가부키는 1603년 오쿠니라는 이즈모다이샤(신사)의 여성 미코(巫女)가 에도시대 수도였던 교토에서 가부키 오도리(춤)을 공연하면서 시작됐다. 오쿠니는 이전에 아야코마이(소녀기예단)를 이끌고 있었고, 아야코오도리는 가시와자키에서 16km 떨어진 가모가와의 아야코마이에 뿌리를 두고있다. 그렇기에 가부키의 원형은 아야코마이라는 것이 정설로 내려오고 있다.

가부키의 뿌리인 아야코마이는 16세기 전란을 피해 가시와자키로 피란 온 교토의 공주 아야코의 슬픔을 위로하기 위해 하녀들이 춤과 노래를 불렀다는데서 기원을 찾는다. 때문에 느린 동작과 무표정한 얼굴 등 궁중 의식무의 성격이 강하다.

이 아야코마이는 1603년 서민들을 위해 처음으로 악가무(樂歌舞)를 갖춘 이야기형식의 공연을 펼쳤다고 일본 민속학자들은 전한다. 이때부터를 가부키의 시원으로 추정, 올해 가부키 400주년 기념 행사를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는 것이다.

14일 오후1시 가부키의 원류로 알려진 아야코마이의 발생지 가시와자키에서는 아야코마이 관련 심포지엄과 민속무용이 자시와자키 시민회관에서 대단한 열기속에 펼쳐졌다.

아야코마이 전승 500년제 운영위원회가 주최한 이 축제의 심포지엄에서는 ‘아야코마이의 문화재적 가치와 아야코 오도리’란 기조발제에 이어 ‘아야코마이의 예능 특징과 가치’ ‘아야코마이의 광언(狂言·재담 등 희극)’ ‘이즈모다이샤 국제관계자료의 재검토’등의 주제발표가 열렸다.

현재 아야코마이는 니가타현 가시와자키시에서 남쪽 16km 떨어진 가모가와 지역의 시모노(下野)와 다가하라다(高原田)라는 두개 마을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두 마을은 경쟁적으로 아야코마이를 연습하며 전국순회 공연을 하고 있다.

이곳의 아야코마이는 한국의 중요무형문화재와 비슷한 국가지정 중요무형민속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또 올해는 미국 시애틀에서 공연을 펼쳤으며, 천왕부부가 찾아와 공연을 관람하는 등 국내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있다.

특히 이곳은 초기 가부키 형태가 많이 남아있어 역사적으로 연구가치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평하고 있다.

아야코마이는 여성이 추는 춤, 남성악단인 하야시마이(唯子舞)와 교우갠(狂言·희극) 등 3가지로 구성된 것을 합친 것이다.

40년전부터 아야코마이를 복원한 (재)마유즈미 민족무용단의 오노 아키라 예술감독(71)은 “가시와자키의 가부키는 그 원형이 잘 보존돼 있으며 서민적인 삶의 풍습과 정서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5일 가시와자키 가모가와 지역에 위치한 아야코마이 전수회관 야외광장에서는 3천여 관람객이 참석한 가운데 이 마을에서 복원한 아야코마이 공연이 성황리에 펼쳐졌다.

/일본 니가타현 가시와자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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