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서울 삼각산, 고양 삼각산으로 정정돼야

최근 문화재청에서는 우리나라의 유명한 명승지를 관계 전문가와 현지 조사를 벌인 뒤 경북 청송의 주왕산을 비롯해 전북 진안의 마이산등을 천연기념물 명승지로 지정 예고한 것으로 알려 졌다. 그리고 여기에 경기도 고양시에 소재한 삼각산을 서울 삼각산으로 지정예고하였다.

우리가 흔히 부르고 있는 북한산의 본래 이름을 삼각산, 또는 부아악이라 불렀다. 이중 삼각산의 세 봉우리는 북한산 국립공원의 주봉을 이루고 있는 백운봉, 인수봉, 만경봉을 가리키는 것으로 그 높이나 명성에 알맞게 명승지로 손색이 없는 절경을 이룬다. 이 세 봉우리는 고양시 덕양구 북한동 산1-11번지 일대로 모두 고양시 관할의 행정구역지로 주변의 사적지인 북한산성 또한 현재 고양시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고양시의 삼각산을 서울 삼각산으로 지정예고한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만약 현재와 같은 지정예고대로 명승 문화재가 지정될 경우 서울 삼각산을 고양시에서 관리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국보, 보물을 비롯한 여러 문화유산 가운데 이와같은 예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립공원 북한산의 총 면적을 비롯해 가장 중요한 시설물인 왕의 처소인 행궁이 고양시에 있으며, 북한산속에 사는 400여명의 주민들도 모두 고양시민들이다. 가장 높은 곳의 산장인 인수산장(대피소) 또한 고양시 덕양구에 포함된 곳이다.

문화재 지정에 있어 삼각산이 서울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지정예고된 서울삼각산이라는 명칭에서 보듯이 이번 명승지 명칭 부여에 있어 가장 중요시 한 것은 현재의 행정구역 명칭이다. 만약 서울의 역사성을 강조한다면 한양 삼각산이 보다 설득력을 가질 것이다. 현재 북한산 수십곳에 세워져 있는 문화재 안내문에는 북한산성의 소재지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북한동으로 표기해 두었다.’ 비록 산성 성곽을 경계로 서울시와 이웃하고 있으나 산성 안쪽이 모두 고양시 행정구역이므로 문화재청에서도 그 소재지를 고양시로 표기해 둔 것이다.’ 삼국시대부터 쌓여져 내려와 숙종때에 대대적으로 축성한 북한산성이 있는 고양시 삼각산, 행정구역상 현재의 지도상에도 고양시로 되어 있는 고양역사의 상징인 삼각산을 서울 삼각산으로 지정예고한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문화재 명칭과 상관없이 소중한 문화유산을 잘 보존하고 계승하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우리나라의 진산이며, 한국의 알프스로 불리는 삼각산(북한산)이 있는 고양의 삼각산이 서울 삼각산으로 바뀔 경우 고양시민들은 역사에 대한 자긍심에 크나큰 상처를 받게 될 것이다. 오는 22일 최종 있게 될 문화재청 문화재 위원회에서는 이러한 고양시민의 의견을 충분히 검토 조사하여 서울 삼각산으로 잘못 예고된 명승지 명칭을 고양 삼각산으로 정정하여 주길 간절히 바란다.

/정동일.고양시 문화재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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