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직업(職業)

사람이 사회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한 소득을 얻고 생계를 유지하지 않을 수 없으며, 한편으로는 사회의 각종 수요에 따른 사회적 역할을 분담하여 사회에 공헌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사람이 직업을 가지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고 직업은 사회 생활의 기초이며 개인은 직업을 통하여 자아를 성취하며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잡아 나가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사람에게 있어서 적성에 맞는 직업을 가지고 산다는 것처럼 행복한 일도 드물 것이다.

직업(職業)은 종종 천직(天職)으로 이야기되기도 한다. 직업이란 것이 그 만큼 개인에게 갖는 의미는 큰 것이다. 서양에 있어서의 직업윤리는 청교도의 소명의식과 관련하여 발전되어 왔다고 하고, 우리 선조들 역시 장인정신이나 청백리 정신을 강조하였던 것을 보면 직업의 의미를 단지 소득의 창출만으로 생각하여서는 안될 것이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중·장년층의 조기 퇴직과 함께 여기저기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의 취업난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하고자 하여도 일할 자리가 없다는 것은 각 개인에게 있어서는 모든 것이 박탈당한 것과 같고 국가적인 입장에서 보더라도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이 아닌 아웃사이더가 늘어나는 것이므로 정치하는 사람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밤을 새워 노력해도 부족할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 사회에는 한편으로 걱정스런 풍조도 늘어나는 것 같다. 실업자는 계속 늘어나는데도 산업의 중요한 한 부분인 제조업 등에서는 거꾸로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

앞으로 국가 경제를 짊어지고 갈 젊은 세대중에서는 편하고 보수가 많은 직장이 아니면 취업하려 하지 않는 경우가 있고 전문적이고 배우는데 오래 걸리는 일은 기피하며, 한 직장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려 하기 보다는 단순하고 임시적인 아르바이트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그 만한 고통과 대가를 지불하여야 하는 법이다. 정당한 노력에 대하여 그에 상응한 보수가 지불되는 사회가 건전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오늘의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요행과 투기를 부추기고 불건전한 우상(偶像)들을 창출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의 직업관과 직업교육에 과연 문제가 없는지도 경제 살리기와 함께 심각하게 점검해보아야 할 것이다.

/최인수.수원지방법무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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