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갑작스런 폭염으로 많은 사람들의 바이오리듬이 오르락 내리락 하고있다. 무더운 여름이 되면 더욱 힘들어 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혈액을 필요로 하는 많은 환자들이다. 우리나라의 헌혈수급 그래프는 뚜렷한 주기성을 나타낸다. 하절기와 동절기가 되면 으레 급격한 헌혈량 감소로 인한 수급 다운현상을 보인다. 이유는 각급 학교들이 방학에 들어가 헌혈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단체헌혈에 큰 공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 여름은 그 어느해 보다 심각한 혈액 보리고개가 되지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얼마전 일부 언론을 통해 적십자사의 혈액관리시스템에 대한 문제점들이 제기된 적이 있다. 이는 적십자사는 물론, 사회 전반에 큰 파장을 불러 모았다. 적십자사가 이러한 보도사실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너무도 많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볼 때 100% 완벽한 혈액관리 잣대로부터 자유로운 국가는 없다. 그만큼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는 혈액관련 사업은 그 중요성과 함께 관리측면에서 많은 어려움을 갖는게 사실이다. 이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동참이 우선돼야 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이와 함께 혈액관리의 1차적 책임을 지고있는 적십자사측의 보다 철저한 마인드 무장과, 적정수준의 혈액수가 조정을 비롯한 혈액의 안정성을 최대한으로 높이는데 필요한 최첨단 장비들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과 제도적 뒷받침들이 잇따라야 한다.
이러한 혈액사업을 둘러싼 내면의 복합적 현실을 도외시한 채 빚어진 일부 언론의 편파·과장 보도로 인해 급격한 헌혈인구의 감소와 혈액관리시스템 전반에 차질을 낳고 있다. 특히 피장사하는 적십자란 인식확산을 통해 적십자사는 치유불능의 족쇄를 차게 됐다.
현재 우리나라는 수혈용으로 쓰이는 혈액은 뜻있는 많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헌혈운동 동참으로 100% 국내에서 자급자족 하는데 반해 원료혈장은 국내 수요량의 70%밖에 충당이 안돼 막대한 외화를 들여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적십자사가 해마다 국정감사 때면 원료혈장의 수입문제로 인해 따가운 질책를 받고 있음에도 일부 언론의 보도는 이러한 현실과는 너무도 상반되고 있다. 또 신토불이란 말이 있듯이 혈액도 여러 요인들로 인해 국제적십자연맹과 세계보건기구에서는 가급적 국가간의 혈액 이동을 자제해줄 것을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여름 찾아오게 될 혈액 보리고개를 넘기기 위해 우리 국민 모두가 지혜를 함께 모아야할 때다.
/윤여갑.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사무국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