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인가 경기지역 내 한 온천호텔에서 엄청 큰 플래카드를 걸어놓고 광고를 하고있다. 내용인 즉, 지하 1천m에서 끌어올린 온천수를 선보인다는 거였다. 1천m 지하 암반을 뚫고 나온 청정온천수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내가 지금 서있는 이곳에서 1㎞ 떨어진 곳이라면 그곳의 사람의 존재조차 식별이 가지 않을 거리인데, 지하 수직으로 그 깊이까지 파고 들어가야 겨우 물길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지하온천수가 고갈 되었다면? 이곳뿐 아니라 역사를 자랑하는 전국 유명 온천지역마다 물을 끌어대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으로 버티고 있단다. 이미 몇 지역은 더 이상 온천지대가 아니다.
생명체가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아주 희박한 가능성을 믿고 우주선 패스파인더호는 몇 년을 날아 화성에 도착했다. 정말 화성에 생명체가 살고 있을까 하는 질문에 대한 가장 큰 단서는 화성에 물분자가 존재하는가 하는 것이라 한다. 말 그대로 물이 없으면 생명도 없다는 거다.(No Water, No Life.)
다행히도 이 지구는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기온이나 공기, 그리고 여타 조건과 함께 물을 가지고 있는 태양계내 유일한 행성이다. 그래서 많은 생물체들이 왕성한 생명활동을 벌일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지구상의 모든 물의 97%는 바다에 있고 너무 짜서 식수나 농·공업용수로 사용할 수 없다. 나머지 3%에 해당하는 담수마저도 남극과 북극에 만년빙과 만년설로 68.7%를 차지하고 지하수가 30.1%, 영구 동토층 지하의 얼음이 0.9%에 해당하니 자연적으로 취할 수 있는 물은 담수중의 0.3%밖에 안된다. 현재 지구상의 인류가 당면한 가장 급박한 문제는 당장 쓸 수 있는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마시는 물을 비싼 음료수 값을 내고 사먹기 시작했고 지금은 한술 더떠 더비싼 외국산 수입식수까지 사 먹는 형편이다. 이제는 어린 시절처럼 뒷동산 계곡에서 흐르는 물을 받아 먹는건 고사하고, 깨끗한 물을 퍼다가 정수하고 소독까지 해도 더 이상 먹을 수 있는 물이 없다는 처참한 고백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이제는 그 전보다는 물의 소중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늘고 있기는 하다. 우리가 물 쓰듯 마구 버린 물 때문에 비싼 값을 치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기 시작한 것이다.
/김용.이천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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