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또 다른 세상

“저는 이 일을 하는 것이 너무나 재미있습니다.”

얼마전 안산에 있는 어느 여성경제인 회사의 공장방문시 여사장님이 하신 말씀이다. 공장방문전에는 일반적인 공장형태 일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었지만, 공장을 둘러보면서 새로운 세상을 보는 것 같았다. 우선 남성들도 하기 힘든 철구조물 가공업을 하면서 현장을 뛰어 다니는 여성기업인의 모습을 보는 것도 아름다웠지만, 그분은 내로라하는 남성 기업인과의 치열한 수주전에서도 남다른 솜씨를 보이며 요즘같은 불경기에도 매출신장 30%를 보이며 임대주고 있던 옆공장까지 새로이 확장해야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면서 하는 일이 너무나 재미있다는 말에 나는 충격 그 자체였다.

우리 중소기업들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기업 경영을 하고 있지만 요즘처럼 어려운 때는 없다고들 한다. 어려운 여건속에서 대부분 힘겨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지만 남다른 세계속에서 살아가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우리 중소기업인들도 연간매출규모가 천억대를 넘는 경우도 있고 십억대 미만 기업들도 있다. 요사이 우리 중소기업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야 여러 가지가지가 있겠지만 그 원인중의 하나가 90년대 초반부터 부실의 징후가 있었다는 보고서도 있다.

즉 싼 노동력에 안주하여 기업경영을 하다보니 미래를 준비할 수가 없었으며 부가가치 창출에 소홀했다는 것이다. 그러던 것이 노동력의 가치가 변한 최근에 와서 대안을 준비하지 못한 대부분의 기업이 어렵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 또한 다들 어렵다고 하지만 앞으로의 10년 후는 또 어떻게 될까? 기술개발 추이와 새로운 수요자들의 요구 등을 종합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 즉 또 다른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이 절실히 필요하다. 좁게는 국내거래처나 국내시장, 넓게는 세계시장에서의 변화하는 흐름을 꿰뚫을 수 있는 통찰력이 요구된다. 이것이 정립되면 이에 맞는 기술개발, 즉 신상품개발 노력에 뛰어들어야 할 것이다. 이때는 내가 좋아하거나 선택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철저한 수요자 중심의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다음에는 철저한 마케팅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 전략적인 마케팅은 개발된 기술의 판로를 여는데 큰 힘을 발휘한다. 이제까지는 이런 세상의 눈을 가지고 지내왔다면 이제는 또다른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지고 준비해 가자. 지금 내가 사는 세상에 안주하지 말고 또다른 세상을 만들어 중소기업의 시대를 열어가자.

/정영태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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