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1村1社 농촌사랑 체험기

지난달 KT 30여명의 직원들은 바쁜 일정을 잠시 접고 농협 경기지역본부가 주최한 팜스테이(Farm-stay) 마을 농촌체험활동에 참여하는 기회를 가졌다. 농촌의 풍요로운 환경과 푸근한 인심을 접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농촌·문화·관광이 어우러진 색다른 체험을 한다는 기대에 마치 가을 소풍을 떠나는 어린 아이의 들뜬 마음으로 아침 일찍 여주 금사면 사슴마을로 떠나게 되었다.

따사로운 햇살과 상쾌한 바람을 뚫고 영동고속도로변을 달리다 중부고속도로로 들어서면서부터 밀려오는 시골의 토속적인 흙 냄새를 맡으며 가을의 복판으로 들어가는 설레임에 가슴이 뿌듯해졌다.

따사로운 햇살에 취해 있을 무렵 어느새 차량은 목적지인 사슴마을에 도착해 있었다. 사슴마을은 큰 산봉우리인 천덕봉과 원적봉에 병풍처럼 둘러 싸여있는 전형적인 한적한 산촌마을로 지형적으로는 여주, 이천, 양평을 경계하고 있고, 고구마, 땅콩, 버섯이 특산물로 특히 전국적으로 명성이 높은 금싸라기 참외의 주산지 이기도 하며 ‘주록’이라는 지명이 말해주듯이 그 옛날 사슴이 뛰어 놀았다는 청정지역으로 유명한 곳이다.

사슴마을에 도착한 KT직원들의 첫번째 체험활동은 가을의 풍성함을 맛볼 수 있는 밤 줍기 행사. 미리 준비해 간 자루와 집게를 이용해 야산들녘 밤나무 밑에 깔린 밤을 하나하나 자루에 채워나가는 느낌은 마치 풍성한 가을을 담는 듯 가슴이 뿌듯했는데 단지 아쉬운 점은 드넓게 펼쳐진 밤나무 전체를 다 따지 못하고 준비해간 자루에 가득 채우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는 것이다.

잘익은 밤을 통해 가을의 풍성함을 잠시 맛본 우리 일행은 마을로 돌아와 점심을 함께했다. 들판에서 구운 삼겹살과 감칠맛 나는 동동주는 오전의 고단함을 말끔히 씻어주었고 평소 사무실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넉넉한 분위기속에서 직원들 모두 화기애애한 대화로 하나되는 정겨운 시간을 갖게 되었다.

오후엔 고구마 캐기를 했다. 붉은 빛의 고구마를 검은 토양 밑에서 하나씩 하나씩 캐는 재미에 흠뻑 빠져 그 동안 비축해 놓은 에너지를 맘껏 발산하기도 했다. 흠뻑 땀에 젖어 찾은 개울가에선 맑은 가을 하늘을 벗삼아 물장구를 치기도 했는데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가 친구들과 물놀이를 하던 생각에 마냥 동심으로 돌아가는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이어서 가진 전통인절미 만들기에서는 쩍, 쩍, 떡메를 힘껏 칠 때마다 느껴지는 쫄깃함이 입안 가득 군침을 돌게 만들었다. 말랑말랑한 인절미에 고물을 묻혀 덥석 입안으로 넣어주시던 아주머니의 정겨운 손길은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다시 가고픈 감칠 맛나는 충동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수년 전부터 농촌과 도시가 상생할 수 있는 Farm-Stay 추진에 혼신의 정열을 다하고 있는 농협 팜스테이 경기도협의회 이준목 회장의 구수한 농촌사랑 이야기를 간직하고 따갑게 비치는 햇살과 풍성한 가을의 결실을 만나면서 늘 함께 할 수 있는 도시와 농촌이 되어야 한다는 믿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농촌에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보람되고 유익한 기회를 제공해 주신 농협 경기지역본부가 앞으로도 농촌과 우리 농민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해결해 주는 이웃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우리 KT도 1촌1사 운동, 팜스테이 체험 등을 활발히 전개하면서 농촌과 함께하는 진정한 국민기업이 될 것을 다짐해 본다.

/고 용 호

KT수도권강남본부 업무지원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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