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가을 단풍철이라 주말마다 고속도로에는 차량이 넘치고 도로가 몸살을 앓는다.
건설교통부의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차량등록대수가 지난 8월말 현재로 1천400만대이고 승용차만도 1천만대에 이른다고 한다. 인구 3명당 한 대 꼴로 자동차가 보급되어 1가구 1차량시대가 도래한 지 오래다.
이렇듯 자동차의 양적인 증가는 선진국 수준에 진입한 것 같으나 자동차 문화와 교통의식은 후진국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모든 국민이 교통문화에 대한 의식의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면 안될 심각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수원보호관찰소에서는 각종 교통사범들에 대하여 준법운전강의 수강명령을 집행하고 있는데, 올해 집행인원만 벌써 800명에 이를 정도로 그 대상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있다. 이 수강명령 대상자중 80% 이상이 음주운전, 무면허운전, 교통사고, 뺑소니 등으로 인한 준법운전 수강명령대상자이고 또 그중 70% 이상이 음주운전과 관련된 사람들이다.
이러한 대상자들에게 교통문화의 향상과 준법운전의식 고취, 음주운전의 심각성 등에 중점을 두고 5일 동안 40시간과정의 수강명령을 집행한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준법운전과 관련하여 이렇게 40시간을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곳은 보호관찰소가 유일하다. 가히 교통대학(?)이라고 할 만하다.
이렇게 수강명령을 집행하면서 유감스러운 것은 가끔 음주무면허운전으로 인하여 수강명령을 받은 사람이 보호관찰소에 교육을 받으러 오면서까지 무면허로 운전을 하고 온다는 사실이다. 적발이 되면 당연히 집행유예가 취소되어 형을 살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배짱좋게 보호관찰소 앞마당까지 무면허로 운전을 하여 구속되는 사례를 어떻게 설명하여야 할까. 아무리 좋은 내용의 교육을 하여도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스스로 교통의식의 변화를 수용하려는 자세가 되어있지 않으면 교통대학(?)이라 한들 별 의미가 없지 않을까.
변화와 개혁이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된 지 오래다. 변화란 단순히 과거의 습관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습관대신에 새로운 습관을 익히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 모두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고 생각을 바꾸어 남을 배려하고 양보운전을 하면 교통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벗어던질 날도 머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김종호 수원보호관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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