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끼오! 원숭이가 가고 닭의 해가 밝았다. 원숭이의 재주만큼이나 정치, 경제, 사회 전 분야에서 볼거리도 많았고 걱정거리도 많았던 한해였다. 새해가 된다고 지난해가 남긴 많은 과제들을 말끔히 정리해 주지는 않는다.
이제부터 해결의 시작이고 어려웠던 만큼 그 달콤한 과실도 충분히 거두어 들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챙겨야 할 것이 바로 건강이다. 2002년 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이 쓰러져 가는 태극호에 처방을 내린 것도 체력 향상이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어려운 난관을 극복하고 끝내 웃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닭의 해이니 만큼 닭에게서 그 건강비법을 배워보고자 한다. 아침형 인간은 먼저 일찍 일어나야 한다. 물론 하는 일에 따라서는 늦게 일하고 오전에 수면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나 자고로 사람은 태양을 기준으로 생활하도록 되어있으며 이는 단순히 몸의 건강뿐이 아니라 머리를 맑게 하여 논리적이고 이성적 판단을 제공한다. 그리고 새벽닭의 울음처럼 기를 마음껏 발산해야 한다.
어렵다고 안 풀린다고 보기 싫다고 마음에 꿍하게 담아놓으면 화가 되고 병이 된다. 또한 시간 나면 걷고 허리 운동하고 기지개도 켜고 사지육신을 자주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혈액 순환에 좋고 근·골격계 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 물 한 모금 마시고 하늘 한번 쳐다보는 닭과 같이 많이 씹고 여유 있는 식생활 습관을 가진다면 위장병, 소화 장애 뿐이 아닌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며 턱 운동으로 인한 뇌 활동에도 도움을 준다고 하니 닭의 해라서가 아니더라도 닭을 우리의 식습관 스승으로 삼아야 할 것 같다.
지난 한해 웰빙(well-being) 열풍이 불면서 변화하는 라이프 스타일로 근력강화 운동 필라테스(pilates), 슬로 라이프(slow life), 슬로 푸드(slow food), 아침형 인간, 마라톤 등 건강과 관련된 화두들이 우리 주위를 가득 메웠다. 이는 그만큼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들었던 한 해를 보내야 했던 고달픈 인생살이의 방증이리라. 또한 매년 되풀이 하는 금연·금주·운동생활화 등 새해에는 이렇게 화려한 상업적 포장과 거창한 구호 보다는 나도 모르게 일상적으로 하고 있는 건강 위험행동들을 하나 하나씩 건강행동으로 바꾸고 실천하여 2005년 을유년(乙酉年)에는 새벽 햇살의 건장한 장닭과 같은 나의 모습을 만들어 보자.
/김영준 경기대학교 교수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