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그들도 우리의 미래다

요즈음 보호관찰소에는 17·18세 청소년들이 평소 보다 훨씬 많이 붐빈다. 방학기간을 이용하여 준법의식의 함양과 심성순화를 위한 소년 수강명령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 대상자들의 복학 추진과 직업훈련기관들의 모집기간에 맞춰 직업훈련설명회 등 연초를 맞아 진로상담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면면을 보면 각양각색이다. 머리에 브릿지 염색을 심하게 한 아이, 파마를 하여 머리 크기를 두 배가 넘게 부풀려 다니는 아이, 귀고리에 코와 입술장식까지 한 아이가 있는 가 하면 무엇이 고민인지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입도 열지 않는 아이들도 있다.

10여 년 전만 해도 청소년비행 하면 대부분 폭력, 절도, 본드 등을 연상했지만, 이제는 그 양상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사회적 여건과 문화의 변화에 따라 본드 등 환각제 사용은 거의 사라진 반면, 인터넷과 교통 관련 비행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행청소년을 지도하는 기법도 다양하게 변화될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상담과 훈계식 지도를 위주로 하였지만, 이제는 그들의 문화와 고민을 이해하고 함께 하지 않고는 서로의 감정을 알지 못하고 대화도 되지 않는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해지고 사고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청소년기에는 다소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고민하고 방황하는 이른바 사춘기를 겪게 되고 이때 일시적 일탈행위나 비행, 나아가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들도 역시 우리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구성원들이라는 사실이다. 우리의 미래가 공부를 잘하고 부모님과 선생님 말씀을 잘 따랐던 아이들만 사는 것은 아니다. 한 때 잘못된 경험을 하고 사회의 무관심과 따가운 시선에 주눅들었던 아이들도 머지 않은 장래에 우리사회의 중심세대로 성장하게 된다.

우리 주위에는 혈기왕성한 젊은 시절 한 두 번의 잘못된 경험을 하고도 훌륭하게 성장하여 사회각층에서 모범적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한 번의 잘못된 경험이 아니라 그 이후에 어떻게 대처하느냐 하는 것이다.

보호관찰소에서 청소년대상자의 인성교육에 힘을 기울이고 복학과 학위취득을 위한 검정고시, 직업훈련과정에 입교시키기 위해 진력하는 것은 당장의 비행을 예방하는데도 효과가 있지만 장래에 이들에 거는 우리의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천 종 범 의정부보호관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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