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찍 일어나 움직일 수 있다는 게 그저 행복해. 뭔가 할 수 있다는 것과 나를 필요로 해서 불러주는 곳이 있다는 사실에 그저 고마울 뿐이지”
매일 아침이면 동네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 청소를 하고있는 함을희 할머니(76·광명동)의 자랑은 침이 마르도록 이어졌다.
요즘은 날씨가 추워 두터운 잠바와 장갑을 끼고 청소를 하지만 그래도 가장 즐거운 것은 청소 후 마시는 따스한 한잔의 커피. “그런데 젊은이들한테 문제가 있어. 먹다버린 과자봉지나 껌 같은 경우를 잘 버려야 하는데 도로와 인도 아무곳에 버리다 보니까 너무 지저분해. 그래서 청소하는데 어려움이 많아”
최복남 할아버지(74·하안동)의 ‘깨끗한 거리를 만들자’라는 강의(?)는 젊은이들의 충고에 까지 이어졌다.
광명시가 노인들의 소일거리를 찾아주기 위해 ‘내집 앞 우리골목 쓸기’ 활성화 방안으로 노인들에게 골목 청소를 일임하면서 좋은 호응을 얻고있다.환경미화원들이 미처 손이 닿지않는 곳까지 청소를 하다보니 절로 동네가 깨끗해지고 맑아져 보인다는 것이 어르신들의 설명이다.¶ 주로 65세 이상의 노인들이 참여해 월 14일 이상 2시간 청소활동을 한 뒤 시에서 마련한 작은 수고비를 받지만 나이 먹어 그래도 동네에서 한 몫할 수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이 사업에 현재 참여하고 있는 노인들만 해도 벌써 200여명에 이르고 있다.
골목길 청소도 하고, 불법스티커와 벽보 광고전단지 제거, 거리 환경개선 캠페인도 벌인다는 엄인섭 할아버지(77)는 “이제 나이 먹어 돈을 벌 수 없다고 했는데, 내가 직접 돈을 벌어 손자들에게 과자도 사주고, 용돈을 주다보니 하루하루 사는게 너무 즐겁다”며 활짝 웃었다.
/광명=배종석기자 ba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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