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단기보다는 장기를 추구하자

우리 나라 사람들은 늘 무엇엔가 쫓기는 듯하고 그래서 어떤 목표를 달성하는 데 매우 조급해하는 경향이 있다. 최소의 시간과 비용으로 최대의 수익과 성과를 추구하는 것이 경제의 기본원리라고는 하지만 이것은 짧은 시간에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로또를 꿈꾸고 단기 주식거래를 통해 큰 수익을 올리려는 많은 사람들은 이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깨닫고 있을 것이다. 인생이란 것이 그렇게 짧지만은 않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투자의 개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필자는 포스코(POSCO) 국민주를 지금도 소유하고 있는데, 15년새 주당 4만원이던 것이 이제는 20만원 이상으로 주가가 무려 5배 이상 상승하였고 현재 재건축 중인 필자 소유의 아파트도 12년 전 매입가 대비 약 4배 정도 상승한 것 같다.

세간에 회자되고 있는 부동산 투기가 문제되고 있는 것은, 단기 매매를 통한 시세차익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매매가를 상승시켜 이것이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을 점점 더 어렵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거주를 목적으로 부동산을 구입해 장래성을 추구한다면 부동산은 합법적인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초기비용이 너무 크다는 것이 역시 서민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그런 의미에서 장기 고정금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은, 초단기 금융상품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재테크 영역 속에 숨어있는 알짜 틈새시장일 수 있다.

우리는 원금을 만기에 갚는 생활에 젖어 있다. 그래서 늘 민감하게 변동되는 대출금리에 맞춰 금융기관에 이자만을 납부하고 있다. 그러나 모기지론은 매월 원금의 일부를 상환함으로써 심리적으로도 자신의 소유부동산에 대한 애착을 갖게 될 뿐 아니라, 수년 후 이사를 위해 부동산을 매도할 때에도 거주기간 동안 상환하여 누적된 원금으로 인해 저축을 한 것과 같은 효과도 누릴 수 있다.

50대 초반에 접어든 금융기관 지점장은 항상 구조조정에 노출되어 있다. 그래서 어느 지점장은 재테크 방법의 일환으로, 퇴직때까지라도 원금을 가능한 한 많이 상환할 수 있도록 조기에 모기지론을 이용했다고 한다.

국내 시장에 다소 생소한 한국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이라는 금융상품이 출시된 지 1년만에 4조원이라는 규모의 실적을 이루어낸 것은 장기적인 투자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그만큼 변화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모기지론의 판매 독려를 위해 인근 금융기관 점포를 자주 방문한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은 고정금리의 위력을 잘 모르는 듯하다. 그래서 금리가 조금이라도 오르면 고정금리 상품으로 금방 갈아타곤 한다. 최근 몇몇 금융기관들이 금리를 다소 인상하므로 인해 공사 모기지론의 판매실적이 크게 증가하였는데 이 또한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다. 이 상황에서 금리가 조금이라도 내려가면 사람들은 또 얼마나 후회를 할 지 심히 두렵다.

수시로 변동되는 것이 금리라고는 하지만 10년, 20년이라는 장기적 시차를 두고 본다면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차이에서 발생될 수 있는 작은 득실보다 훗날 부동산 가격의 상승이 가져다 주는 혜택이 훨씬 더 크지 않을까.

느긋한 마음으로 눈앞의 작은 이익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는 삶이 건강에도 좋다. 또 음지가 있으면 양지가 있는 법이다. 인생만사 새옹지마라 하지 않았던가.

/안 상 모

한국주택금융공사 수원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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