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인구가 급감하고 있어 인구 증가를 위한 사회여건 조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성장기 동안 극심한 가정불화나 형제간 갈등을 겪었던 사람이더라도 일부를 제외하곤 자식을 넉넉히 두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번쯤은 하게 된다. 그러나 그런 소망은 잠시고 현실은 암담하기만 하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한국에서 살고있는 부모라면 누구나 엄청난 교육비를 첫 번째 원인으로 꼽는다. 한 명만 잘 키우려 해도 양 부모가 모두 일을 하며 뼛골이 빠지는 마당에, 두세 명을 낳는다는 것은 무책임하다 못해 자식에게 죄를 짓는 처사라는 생각이 자리잡게 되었다.
이에 사교육비를 줄이려면 입시제도를 부활하고 무한 경쟁 방식을 취하는 것이 현명하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변별력이 큰 방식으로 평가시험을 치르게 되면, 공부소질이 있는 학생의 구분이 뚜렷해진다. 변별력 낮은 평가제도 하에서는 착각 속에 계속 일류대학을 고집하며 요행을 바라는 경우가 늘게 되어 국가에 손실이 된다.
금년에도 EBS 강의 내용을 위주로 수능시험을 출제하겠다한다. 쉬운 문제로 큰 점수 차이가 나지 않게 출제하면 과외공부가 줄어들 것이라는 논리지만, 이러한 술책으로 과다한 사교육비 지출이 줄어들지 의문이다. 한 문제라도 틀리는 경우에는 더욱 치명적이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오히려 과외공부에 더 매달리게 된다.
입시제도는 자질구레한 사회현상을 교정하는 수단이 아니라 국가 인재양성을 위한 횃불이다. 평가방법이 옳지 못하면 인재 양성이 제대로 될 수 없다. 고교과정이 끝날 즈음까지 기초 소양을 다져놓고, 대학입학과 동시에 전문가로의 수업을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 교육과정은 깊이 있고 박식한 아이를 되도록이면 자라나지 못하게 하는 입시제도 방식을 취하고 있다. 왜곡된 입시 공부로 기본소양을 쌓을 기회를 삭감당한 우리의 외동아들·딸들이 국제경쟁력 있는 연구결과를 내놓거나, 문화상품, 제품을 제값을 받으며 해외에 팔수 있을지 의문이다.
머리 좋은 아이는 여러 집안에 골고루 태어난다. 내 자식만을 고집할 일이 아니다. 금력지원이 필수인 무리한 입시제도만 아니라면, 이들은 과외공부 없이도 국제경쟁력을 지닌 인재로 자연히 자라나게 될 것이다. 바람직한 입시제도의 시행으로 우리 부모들이 자식 하나 더 두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배 기 수 아주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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