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탄흔이 가신 지 52년이 되는 해다. 반세기전 동북아의 자그마한 전장으로 세계의 젊은이들이 평화를 위해 몰려 들었고 우리의 산하에서 쓰러져 갔다. 경기도내 곳곳에는 이들의 넋을 기리는 참전비들이 각국의 건축양식에 따라 특성있게 건립돼 지금도 지구촌에서 전쟁을 추방하고 평화를 수호하는 상징물로 남아있다. 보훈의 달을 맞아 이들 참전비가 담고 있는 의미를 조명한다. /편집자주
“보아라 정의에는 국경이 없고 투쟁에는 산도 들도 거침이 없다…. 자유의 사도 숭고한 그 정신 기리 빛나라….”
UN군 참전의 노래(이은상 작사 김동진 작곡)는 반세기 전 한국전쟁때 오산 죽미령에서 북한군과 싸우다 장렬히 전사한 영령들의 넋을 이처럼 달래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UN군으로 참전해 북한군과 최초로 싸운 오산 죽미령 전투에서 산화한 미 제24사단 장병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건립된 UN군 초전비.
매년 7월5일 이곳에선 도지사와 주한미군사령부, 한미연합사령부 관계자, 참전 용사, 주민 등이 참석하는 추도식이 열린다.
1950년 7월5일 UN군 특수임무부대로 참전한 미 제24사단 21연대 52야포대대(지휘관 스미스 중령) 장병 540명이 죽미령 전투에서 북한군 제4사단 5연대와 6시간동안 치열한 초전(初戰)을 벌였다.
당시 교전에서 스미스 부대는 북한군 127명(사살 42명 부상 85명) 사상자와 전차 6대를 파괴하는 전과를 올렸지만 부대원 181명이 전사하고 중화기 전량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스미스 부대를 돕기 위해 급파된 한국군 17연대 2개 대대가 죽미령 남쪽 1㎞지점인 갈곶동 부근에서 북한군과 일전을 벌여 한·미 연합작전의 서막을 장식했다.
종전 후 미 제24사단은 초전에서 산화한 스미스 부대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지난 55년 7월5일 오산시 세교동 산 10 일대에 전적비를 세웠고 이듬해부터 지난 65년까지 지역 유지들이 추도식을 거행했다.
이후 경기도는 지난 82년 4월6일 맞은편으로 위치를 옮겨 내삼미동 산 70의6 일대 4천375평에 지금의 유엔군 초전비를 건립하면서 ‘UN군 초전 기념 및 스미스 부대 전몰장병 추도식’을 열고 있다.
이억만리 낯선 땅에서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다 적의 총탄에 스러져 간 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초전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자유 수호를 위해 유엔은 일어 나다…. 혈전 6시간15분…. 한 품은 고혼 이곳에 잠드니 혈맹의 우리 어찌 잊으랴….”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몸을 던져 이슬처럼 산화한 스미스 부대원들의 넋을 어루만지며 초전기념비문은 침묵으로 노래하고 있다./오산=조윤장기자
j60@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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