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와 교육부차관의 골프 접대 이외에도, 서울대 S모 교수의 논문 조작 사건(서울대 교수직 파면), 전 한나라당 최모 국회의원의 여기자 성추행(그날 유흥비 및 식대 500만원 육박), 서울시장의 황제 테니스 사건, 경기도 S시 공무원들의 접대 골프, 20초 정도의 CF 한편 출연에 몇억원씩 받는 연예인들이 사회적으로 일으키는 물의 등 이 모두 소위 사회에 커다란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모범적이어야 할 공인들의 행동이다. 물론 예외도 인정한다.
공인(公人).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사회적으로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는 정치인, 학계 종사자, 유명 스포츠인, 유명 연예인 등을 공인이라고 부른다. 사실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잘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과연 이들에게 어떠한 처벌이 내려질지. 권력을 가진 그들에게 처벌도 약하겠지만 그들은 아마도 얼마 지나지 않아 여론이 잠잠해 지거나 사람들의 뇌리에서 지워져갈 무렵 구렁이 담 넘어 가듯(그동안 공인으로서 사회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스스로 생각하는지) 다시 자기 일에 복귀해선 너무나 당당해하며 예전보다 오히려 부와 명예를 더 누리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 왔다. 그들이 누리는 부와 권력의 향연. 과연 이들 권력의 끝은 어디란 말인가?
이런 공인들과는 대조적으로 보도에 따르면 수원중부경찰서 소속 장용석 경장은 생일보다 경찰의 날 오히려 더 축하를 받고 싶다고 한다. 그는 폭력현장에 출동, 피의자에게 폭행당해 1년 9개월째 휴직 상태로 식물인간 상태로 누워 있지만 오는 25일이면 질병휴직기간이 끝나 직권면직, 즉 퇴직해야 한다고 한다. 그의 아내는 울먹이며 “일을 하다 다친 사람에 대해 이렇게까지 하니 다시 다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아직은 물·심적으로 아빠의 손길이 필요한 철모르는 남매는 그저 아빠의 사진을 들여다보고만 있다. 우리 사회에 어디 가슴 아픈 사연이 이뿐이겠냐마는 앞서 본 부류의 사람들과는 너무나 대조적이 아닌가? 이들의 아픔과 고통이야 말로 정말 우리 사회의 정의롭고 의로운 고통이 아니겠는가?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조금 더 가진 자들의 허망된 빈 공권력(空權力). 이젠 좀 정의의 이름으로 심판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동물의 본성은 철저한 약육강식에(弱肉强食)에 의해 서열이 정해지고 이에 따라 모든 것들(먹는 것과 번식 등)이 힘을 가진 우열의 서열에 의해 정해진다고 한다. 단순한 동물적 본능이 인간의 삶에도 적용돼야 하는가?
/정 상 훈 수원여대 영어과 교수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