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열린사회, 열린 광장을 희망한다

한 달 전쯤으로 기억한다. 서울시가 월드컵 기간동안, 거리응원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서울광장의 사용권을 SKT 컨소시엄에 판매하면서 서울광장 논란이 크게 일었다. 열린 광장으로써 시민 누구나가 공유할 수 있어야 할 서울광장이 특정기업의 월드컵 마케팅 행사장으로 팔렸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어쩌면 올해 월드컵 때는 서울광장의 붉은악마를 보지 못할지도 모를 일이다. 붉은악마는 2002 월드컵을 치르면서 ‘자율적 참여와 열정을 표출하는 거리응원문화’를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서울광장은 역사적·문화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공간이다. 87년 6월 민주항쟁과 이한열 추도식, 2002 월드컵 거리응원, 2003 효순이 미선이 추모집회 등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었으며, 자발적 시민참여와 축제의 광장이다.

이렇듯 서울광장이 함축하고 있는 상징성이 이명박 시장은 유쾌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또는 열린사회 보다는 권위적이고 획일적이며 폐쇄적인 것을 통해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세력들에게는 서울광장의 역사성과 문화적 상징성이 눈에 거슬릴 것이다.

그래서인지 2004년 서울시청 앞 광장에 잔디마당을 조성하여 서울광장이라 명명하고 광장조례를 만들어 열린 광장을 서울시의 관청재산화 하였다. 시유지로써 시민 모두가 공유하는 청계천과는 달리 관청재산인 서울광장은 시청 소유의 청사 앞마당으로 되어버린 것이다.

시민이 마음껏 누리고 공유할 수 있는 광장의 의미가 사라진 것이다. 때문에 공개입찰이라는 절차의 공정성만 기하면 특정기업의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권을 팔더라도 문제가 없다는 논리가 성립한 것이다.

이명박 시장이 황제테니스로 또다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서울광장을 시청 앞마당으로 만들어 논란을 일으키더니, 시민에게 개방해야 할 테니스장을 황금시간대에 전용테니스장으로 독점하여 곤란을 겪고 있다.

열린사회는 시대적 흐름이다. 열린사회의 키워드는 다양성과 나눔 그리고 소통이다. 지금이라도 서울광장을 시민의 자율적 광장으로 돌려주고 다양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되돌려야 한다.

/안 민 석 국회의원 (열린우리당·오산)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