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와 다름없이 선거전이 시작됐다. 평소에는 얼굴 한번 볼 수 없는 후보들이 확성기를 들고 “지역의 일꾼으로 뽑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인맥이나 학맥 등이 총동원된 모습을 보고 정치에 꿈을 이루려는 후보들의 대단한 용기와 집념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누가 되든 무엇이 다를까만은 제발 고위급 몇명이 앉아 솜방망이 두들기는 저속한 그런 행동은 이젠 그만 하세요.” 지금은 가정에서도 주부에게 절대적인 권한이 있다. 그런데 하물며 현장에서 일하며 쌓아 온 경험들을 고스란히 간직한 보석상자인 그들을 외면한 채 무엇을 어떻게 하겠단 말인가!
흔히 말하는 권력과 힘 있는 인사들만의 잔치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열악한 환경과 힘든 과정에서도 묵묵히 일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저 아무 생각도, 표현도 할 줄 몰라 그냥 바라만 보고 있는 건 절대로 아니다. 그럴듯하게 묵인해 버린 실권자들의 성숙되지 못한 사고와 판단, 가치관 등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개인적인 인간관계에서도 상호적인 흐름이 형성될 때 드디어 ‘물꼬’가 생기지 않는가. 선거에서 당선되면 어려움을 만져 주기보다는 어떤 모임에든 빠지지 않고 잘 참석해 이미지만 관리하면서 본연의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일이 허다하다.
농촌이 있기에 농부가 존재하는 법이다. 국민들이 있기에 정치인이 할 일은 반드시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누구보다도 직접 발로 뛰고 살아 있는 현실적 감각과 부지런함 등을 두루 갖춘 덕목 있는 후보들을 뽑아야 한다. 한명숙 국무총리가 취임사를 통해 “어울림의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사회가 한걸음 더 전진하기 위해 우리 모두 함께 손잡고 정점을 향해 나아가자는 의미이며 내면에는 수많은 일꾼들을 반드시 보듬어 줘야 한다는 내용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우리는 언제쯤 정부와 정치를 믿고 신뢰할 수 있을까? 수많은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했다고는 하나 정작 보호막이 돼야 할 법이 서민들에겐 전혀 와 닿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바로 주인공도 없이 나그네들만 진행하는 탁상행정의 치졸한 결과물이 아니던가. 학교에선 학생들이 주인이 돼야 하고 기업에선 근로자들이 대접받는 세상이 돼야 한다. 우리가 어려서부터 교육을 받는 이유는 건강한 정신으로 이 사회의 일원이 돼 함께 살아가자는데 목적이 있다. 이번 선거에선 가장 낮은 곳을 높여 볼 줄 아는 후보, 작은 것을 크게 볼 줄 아는 그런 후보들이 바로 이 시대에 보석을 캐는 환희를 맛 볼 수 있도록 유권자들의 냉철한 판단이 바로 서야 할 것이다.
/송정래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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