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산에 가다

장현성 우리투자증권 북수원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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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오봉산을 찾았다. 회사 산악회를 따라 오대산을 가려 했으나 지인들께서 오봉산을 가자고 해 그 쪽으로 따라 나섰다. 온통 녹음으로 뒤덮인 오봉산 봉우리를 오르내리는 것은 큰 즐거움이리라!

오봉산은 강원도 춘천에 있는 해발 779m의 산으로 봉우리가 5개 있다하여 오봉산이다. 노송과 바위의 조화가 아름답고 주변이 울창한 산으로 이어져 있어 조용하고 신비롭기까지 하다.

등산은 춘천에서 양구가는 길의 산기슭 배후령에서 시작해 정상에 오른 뒤 아홉개의 소리가 난다는 청평사의 구성폭포 쪽으로 내려왔다. 3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았다. 오봉의 아기자기한 암릉과 맑고 차가운 계곡, 청평사의 회전문, 소양댐으로 가는 유람선의 여유는 행복의 절정이 아니고 무엇인가?

법정 스님은 “오르막 길은 인간의 길이자 생명의 길이다. 내리막 길은 짐승의 길이요 지옥의 길이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오봉산에서 만큼은 큰 스님의 뜻을 잠시나마 멋대로 해석하고 싶었다. 인간은 항상 오르막 내리막이 있다. 성공과 실패, 풍요와 빈곤, 건강과 아픔 등 이 모든 것이 함께 공존하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따가운 여름 햇살을 가려 주는 나무 그늘은 얼마나 소중한가? 음악에 장조만 있고 단조가 없다면 얼마나 단조롭고 재미 없을까?

오봉산의 제2 봉인 관음봉을 조금 지나면 청솔바위가 있다. 큰 바위 한가운데 소나무가 홀로 서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청솔바위를 조금 더 가면 아래로 먼 낭떠러지 같은 곳에 멈칫 놀랐다. 잠시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가 생각이 났다. 사랑과 설레임, 삶과 죽음, 영원과 순간, 지속과 단절이 교차된다.

오르막에 있다하여 내리막 사람을 경멸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 권력이 있다하여 힘없는 자의 것을 뺏으면 안된다. 오르막일 때 더욱 겸손하고, 권력 있을 때 주위를 돌봐야 하는 법이다. 욕심과 욕망은 결국 주위 사람들에 소외되고 스스로 얼굴 들고 살아가기 힘든 법이다.

직장이나 조직에서도 그렇다. 당장 자기의 실적이라 욕심부리며 챙기는 자는 수명이 짧다. 대신 실력과 아량 있는 자는 크고 길게 성공하는 것을 우린 자주 본다.

오봉산 투어! 지인들과의 즐거운 시간이자 나의 직장 생활을 반성해보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장현성 우리투자증권 북수원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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