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으로 수십억 지구촌 사람들이 이른바 축구삼매경에 빠져 있다. 각 나라의 명예를 짊어진 선수들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 자국 선수들을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다양한 나라 응원단들의 열기. 월드컵은 단순한 축구경기가 아니라 가히 지구촌의 축제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이처럼 축구에 열광하게 되는 까닭에는 축구경기 결과에서 나타나는 의외성도 한 부분을 차지한다. 흔히 “축구공은 둥글다”라고 한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볼 수 있듯 객관적인 전력이 우세한 팀이라고 경기에서 반드시 이기는 건 아니다. 객관적인 전력 이외에도 팀워크나 정신력, 행운 등 다양한 요인들이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만큼 누구도 결과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
축구경기처럼 확실한 결과를 알 수 없는 현상들이 있다. 가령 주사위를 던졌을 때 6이란 숫자가 나올 가능성, 임신부가 딸을 낳을 가능성, 내일 비가 내릴 가능성, 브라질이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할 가능성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이처럼 결과가 불확실한 현상에 대해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표현하기 위해 확률이란 개념이 흔히 사용된다.
주사위를 던져 6이란 숫자가 나올 확률은 6분의 1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 말은 주사위를 6번 던지면 반드시 한번은 6이란 숫자가 나온다는 뜻일까? 실제로 주사위를 던지면 6번 모두 6이란 숫자가 나올 경우도 있지 않은가? 확률이란 결과가 불확실한 동일한 상황이 여러번 반복된다고 가정하고 이때 특정한 사건이 나타날 비율을 일컫는 개념이다. 주사위를 한번 던질 게 아니라 여러번 반복해 던지면 궁극적으로 6이란 숫자가 나올 가능성은 6분의 1이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동일한 상황이 여러번 반복되지 않을 때도 있다. 월드컵 결승전은 프로야구에서 한국 시리즈를 하듯 7번 시합을 반복하지 않고 단판 승부이다. 비록 이길 확률이 낮은 팀이라도 이변을 일으켜 이길 수 있다. 단판 승부에서 나타나는 이런 의외성때문에 확률에 상관 없이 잠을 설치면서도 TV 앞에 모이는 것이리라.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할 확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브라질이 지목되고 있다. 그렇다고 이번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반드시 우승한다는 뜻은 아니다. 각 나라가 브라질과 수십번 경기를 펼쳐 우승을 가린다면 모를까, 단판 승부를 벌여야 하는 상황에선 우승확률이 높은 나라라도 충분히 질 수 있다. 축구공은 둥글기 때문이다.
/박진우 수원대 교수 통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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