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정치인들의 부적절한 외유골프가 정국을 흔들고 있다. 이른바 수해골프 파문이다. 인천지역 여당 국회의원 4명은 수해라는 국가적 재난상황을 외면한 채 태국 파타야로 지난 6월12~17일 골프여행을 떠났다. 이들이 수해골프 모임을 위해 출국한 지난 6월12일은 인천지역에 호우경보가 발령된 상태로 전국이 집중호우로 물난리를 겪고 있는 때였다. 부적절한 시기 골프를 즐기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건 비난 이번만은 아니다. 지난해 이맘 땐 이해찬 총리가 장마철 호우경보와 주의보가 내려진 시각 제주도에서 골프를 즐기다 물의를 빚었고 결국 올 3·1절 또 다시 골프친 게 문제가 돼 사퇴까지 이르렀다. 한나라당 경기도당 간부들은 수해지역인 강원도 정선군 강원랜드 내 골프장에서 사업가들과 이틀간 골프를 즐긴 사실이 밝혀져 결국 당으로부터 제명당했다.
정치인들은 왜 골프에 집착하는 걸까? 서민들은 왜 이처럼 정치인들의 골프모임에 분노하는 걸까? 우리나라는 오랜 기간 민족단위를 기초로 국가공동체를 유지해고 있다. 몇백년에 불과한 서구의 민족단위 근대국가 개념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정·관·재계 고위인사들은 이러한 민족단위 국가공동체 개념보다 자신들의 특권의식을 우위에 놓는다. 이들의 특권의식에 비쳐볼 때 수해와 같은 국가적인 재난상황은 자신들의 특권 의식을 뒤로 미룰 만큼의 위기 상황이 결코 아니고 탈법적이고 부당한 정·관·재계 결탁과 로비는 골프 매력을 배경으로 한층 효과적인만큼 결코 뒤로 미루거나 취소하지 않는게 다반사다. 반면 서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 이들 고위인사 행태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갖는 공동체성에 비쳐볼 때, 또는 사회지도층 인사들에게 요구되는 윤리, 도덕적 기대치에 비쳐볼 때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이들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고통 받고 있는 서민들의 허탈감과 박탈감은 극에 달한다.
이번 인천지역 여당의원 수해 골프외유는 전형적인 특권의식의 발로이다. 여행경비는 각자 부담했다는 당사자들의 해명과 달리 의원 보좌관 경비를 포함해 전체 여행경비의 40%는 동행한 지역 경제인이 부담했다. 공식 여행경비에서 제외된 골프비용과 유흥비용 등은 누가 부담했는지 명확한 해명조차 없다. 이번 사건이 불거지자 여당은 신속하게 유감 표명과 함께 당 윤리위원회 소집을 약속했다. 그러나 아직 별다른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임기응변식으로 사태 무마용 제스츄어가 아니길 기대하는 우리가 어리석은 것일까?
/장금석 평화와 참여로가는 인천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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