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 특화 클러스터 구축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김병헌 경기디지털콘텐츠 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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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부 깐느는 인구 7만명의 휴양지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가 알고 있는 깐느는 세계3대 영화제 중 하나인 깐느영화제가 열리는 도시이다. 매년 4~5월 열리는 깐느영화제 참석을 위해 세계 유명 스타들이 이곳을 방문하고 우리는 언론매체를 통해 화려하고 아름다운 이들의 모습을 접한다. 반세기 이상 지속된 영화제 하나가 세계인의 마음 속에 영화와 스타의 도시 깐느를 각인시키는 것이다. 영화제라는 문화행사와 이를 통해 나날이 발전하는 관광산업이 이 도시를 먹여 살리는 핵심산업임은 물론이다. 도시가 어떤 캐릭터로 자리를 매김하느냐에 따라 도시 가치가 상승하기도 하고 반대로 부정적 이미지로 각인되기도 한다. 문화콘텐츠산업도 마찬가지이다.

국내에서 만화나 애니메이션하면 떠오르는 곳은 부천이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유통하는 기업들이 서울에 집중됐지만 지난 20여년동안 만화와 애니메이션 중심지, 보다 문화의 도시 부천을 부각시켜 온 결과 만화나 애니메이션 하면 부천이 떠오를 정도의 기본토대가 다져진 상태다. 이를 위해 만화와 애니메이션 육성기관을 설립, 관련 산업 육성에 힘썼고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거나 유치하는 등 사업들을 펼쳐왔다. 산업적 성과를 과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이러한 이미지를 체계적으로 강화시켜 나간다면 국내는 물론 세계 만화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 다른 지역들도 문화콘텐츠 특화클러스터로 자리잡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제는 주요 시·군이 엄밀한 검토 없이 유사한 사업에 중복 투자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상단지나 드라마 세트장 건설에 나서지 않는 지역이 없을 정도이다. 각 지역 특성과 기본 인프라를 적절히 활용하는 사업계획이 필요할텐데, 이에 대한 기초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까닭이다. 예컨대 분당의 경우 게임클러스터로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풍부한 게임 관련 인력 거주, IT기업이 밀집한 서울 강남과 근접한 지리적 조건 등이 분당의 강점이며 실제로 다수의 게임 관련 기업들이 분당으로 이전했다. 이러한 경우 정책적 차원에서 게임 클러스터 육성전략을 펼치기만 한다면 산업적으로 성숙할 수 있는 토대를 갖췄다고 볼 수 있다.

문화콘텐츠 특화 클러스터 구축을 통한 지역정체성 확립과 지역경제 활성화란 쉽지 않은 목표를 이왕 달성하려고 한다면 제대로 추진해야 한다.

/김병헌 경기디지털콘텐츠 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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