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산업을 위해 21세기 세계가 뛰고 있다. 문화콘텐츠시장 최강국은 역시 미국이다. 영화와 애니메이션, 게임 콘텐츠 등을 보유한 거대 기업들과 이를 뒷받침하는 산업구조로 무장해 저작권 보호정책 강화란 채찍과 각국과의 교류협력 활성화란 당근을 통해 패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세계를 날며 온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보름동안의 미주 출장을 통해 느낀 점은 이러한 미국의 움직임이었다. 성장을 거듭하는 아시아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기업과 정부, 그리고 사회단체가 혼현일체가 돼 뛰고 나는 모습이었다. 이들이 바라보는 한국시장은 지정학적 위치만큼이나 중요해 기획력과 기술력, 유통능력 등을 지닌 일본과 거대한 시장을 지닌 중국 등을 감싸 안을 수 있는 매우 상징적인 위치에 놓여있다. 기업인, 교육기관, 컨퍼런스 관계자들과 50여회 미팅을 거듭하는 강행군 속에서도 정신을 놓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이들의 관심을 경기도로 돌려 교류협력사업을 강화하고 이들이 경기도에 법인을 설립, 콘텐츠 제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이러한 고민은 비단 경기도만의 것이 아니어서, 예를 들어 세계 최대의 디지털콘텐츠축제인 시그라프(Siggraph)의 아시아 컨퍼런스 유치를 위해 서울이나 부산 등 지방자체단체 4~5곳이 경합을 벌이고 있었다. 여러 미국 기업들도 경기도로의 진출에 구체적인 관심을 보이며 포화상태인 자국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아시아 정보, 특히 한반도의 정보에 귀를 기울였다. 다행인 것은 경기도의 지리적 위치가 다른 어떤 지역보다 우월, 미국 기업 10여곳이 경기도에 한국 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에 매력을 느끼고 애니메이션 기업 S사와 게임기업 K사 등 기업 4~5곳은 매우 적극적으로 논의를 진전시켰다는 점이다.
보스턴에서 만난 프랑스 애니메이션 교육기관 수핀포컴(Supinfocum)과의 공동사업 합의도 괄목할만한 성과였지만, 최대의 열매는 미국 기업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경기도의 강점을 확인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이들의 경기도 진출과 투자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는 물론 국내 콘텐츠업계 의욕 고취 등을 통해 국내 시장 활성화를 몰고 올 게 분명했다. 이제 우리는 걸음마를 막 시작한 단계이지만 정책 제시와 투자를 지속화한다면 경기도의 문화콘텐츠산업이 세계시장을 누비며 나는 모습을 현실로 나타날 것이다.
/김병헌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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