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고 한다. 사실 10여년 전 만해도 웬만한 대학을 나오면 취업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요즘은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을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고 취업한 사람들조차 직업 유지에 불안을 느끼는 시대가 됐다.
그 원인이 어디 있는지는 자명하다. 한마디로 세상이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선전화를 독점하고 온라인 전용회선을 독차지 하던 회사가 취업생들의 선호도 1순위였다. 그러나 이동통신의 발달로 유선전화나 공중전화가 애물단지가 되면서 인기도와 주가가 급전 직하했다. 또한 화이트칼라의 대명사였던 은행원이 IMF사태를 거치면서 사오정(45세 정년)의 대명사가 된 지 오래된 반면, 박봉과 승진정체로 기피하던 공무원이 인기직업으로 부상하면서 경쟁률이 수백 대 일에 달한다고 한다.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격세지감이요 세상무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5년 쯤 지나면 지금보다 더 급격한 사회변화가 예상된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머지않아 보통 사람들이 CPU를 하나씩 갖고 다니는 유비쿼터스시대가 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그 결과 고용불안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업의 평균수명이 더 짧아질 것이고 반면, 기술과 생산성 증대로 고용의 필요성은 점점 더 줄어들 것이다.
또한 지금 안전하다고 믿고 있는 변호사, 의사와 같은 전문직도 안전하지 않다. 전문자격 합격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고 동업자간 경쟁은 날로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인중개사와 감정평가사도 예외가 아니다. 자격증 소지가가 크게 늘어났다는 것 말고도 앞으로 전개될 부동산 매매패턴이 이들의 활동범위를 크게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 내년부터 부동산등기부에 실거래가가 기재되면 매수자들이 가격 짐작을 할 수 있어 중개인의 입지가 줄어들 것이고, 감정평가사도 매매사례가 등기부에 기재되면 감정의뢰 건이 감소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우리에게 지금보다 훨씬 많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점도 분명하다. 사실 변화라고 하는 것은 우리에게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가져다 준다. 아무런 준비없이 미래를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위기가 될 것이며 변화를 읽고 미리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줄 것이다. 어떤 세상을 맞더라도 위기는 극복하고 기회는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변화에 민감한 사람만이 이 시대의 지혜인으로 살아남을 것이다.
/박원식 농협 인천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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