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신입생 선발을 위한 수시모집이 한창인가 하면, 졸업을 앞두고 취업열풍도 불고 있다. 고등교육의 투자와 생산성을 가늠하는 계절이다. 우리나라 고등교육은 양적 팽창을 거듭, 엘리트 중심에서 대중화 단계를 넘어 이제 보편화시대로 접어들었다. 내년도 입시시장을 보면 대학 모집정원은 다소 감소했고 고교 졸업인원과 재수생 등은 지난해보다 다소 늘었다. 구체적으로 전국 2~3년제 대학 152곳과 4년제 대학 200곳 모집정원은 64만3천278명이고 경기·인천지역은 12만19명으로 전체의 18.7%를 차지한다. 일반계와 실업계를 합친 고교 졸업인원은 58만2천181명으로 잠정 재수인원 24만명을 제외하면 대학진학률은 110%에 이르러 수요보다 공급이 앞서는 현실이다.
교육시장 구조는 과거 셀러스 마켓(Seller’s Market)에서 바이어스 마켓(Buyer’s Market)으로 변신했으며 이미 1980년대 초반 예상됐던 학생소비자주의 시대로 치닫고 있다. 현실적으로 대전·충남·충북은 모집정원 대비, 거주지역 자원 부족으로 다른 지역 대학과의 치열한 경쟁도 예상된다. 이같은 대학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이 평생학습사회에 부응하는 대학 개방이다. 대학은 전통적으로 대학중심 교육체제를 유지해 왔고 최근 연구 진흥과 전문 인력 육성을 위한 대학원 중심 교육체제가 강화됐다. 우리 대학들은 다른 한편으로 고등교육의 제3섹터로 등장한 평생교육 중심의 교육체제를 탐색해야 하는 시대적 전환점에 서 있다. 이미 19세기 후반 영국 캠브리지대를 필두로 옥스퍼드대, 미국 존스홉킨스대와 뉴욕주립대 등이 고등교육의 보수성과 정체성을 개혁하는 자기변혁의 과제로 대학 개방을 시도했다.
오늘날 구미 선진국에서 대학의 평생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인원은 대학중심 교육인원의 4배 정도로 많다. 지식이 중심이 되는 21세기 정보화 사회에서 급변하는 사회에 대한 적응과제는 성인기 이후 노년기까지 삶의 필요충분 조건으로 제시되고 있다. 어느 기관들보다도 우수한 교육자원과 내용을 보유한 대학 개방은 평생학습사회에서의 당위성이다. 대학 졸업 학력구성비가 20% 정도에 지나지 않는 현실에서 자의든 타의든 고등교육 기회를 상실한 사람들에게 교육의 균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성인들의 학습욕구 또한 급증하고 있다. 대학은 일정한 선발과정을 거쳐 제공하는 교육체제는 물론 평생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한 전문성을 발휘해야 한다.
/김형수 (사)한국삶의질 연구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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