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통한 자녀 교육

박동수 의왕미술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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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녀들을 잘 키우려는 부모들의 노력은 가히 눈물겨울 정도이다. 좋은 교육을 시키기 위해 허리가 휠 정도의 사교육비에 허덕이는 부모들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어린이의 지적·정의적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부모의 가정교육이란 사실을 간과하는 경우도 흔하다. 특히 나이가 어린 아이일수록 부모와의 대화는 성장을 위한 기틀 형성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된다. 그래서 필자는 유아기에 그림을 통해 어린이와 대화하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어린이는 유아기에 연필을 쥐어주면 낙서같이 선을 마구 긋는데, 이 단계에서 조금 발전하면 자기가 그은 형태에 의미를 부여한다. 예를 들어 아무 의미없이 마구 그려놓은 그림인 것 같은데도 아이에게 물어보면 “엄마가 시장가는 그림이에요”라고 대답한다. 이때가 정말 중요한 순간이다. 만일 어이없다는듯 웃으면서 “그게 어디 엄마니? 사람이 이렇게 생겼니?”라고 한다면 그 아이의 지적·감성적 활동은 멈춘다. 반면 이렇게 하면 어떨까 생각해 보자. 아이의 생각을 확산적·창의적 사고로 유도하는 대화를 해보자. 예를 들어 “그래. 그럼 이건 뭐니? 장바구니라고? 참 잘 그렸네! 엄마하고 시장에 가면 별 것 별 것 다 보겠구나. 무엇을 사고 싶니?”라고 물어보자. 아이는 신이 나서 생선, 장난감, 과일, 붕어빵, 옷, 꽃, 운동화 등등 시장에서 보았던 것들을 떠올리며 더욱 재미있게 그리려고 할 것이다.

조금 더 큰 어린이들을 예로 들자. 축구에 대한 그림을 그릴 경우 실제 축구놀이를 신나게 하고 그린 그림과 그냥 그린 그림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그냥 그린 그림은 화면에 사람 1명, 공 한개 정도로 그친다. 그러나 실제 신나게 축구놀이를 하고 그린 그림은 골을 넣기 위해 달리는 사람, 하늘높이 차올려진 공, 골키퍼의 재미있는 동작, 응원하는 사람들의 표정 등이 재미있게 표현돼 실감나는 그림이 된다. 그만큼 살아있는 체험이 상상력과 사고력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보고 느끼고 체험하면서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가운데 어린이의 사고력과 상상력, 창의력, 생동하는 감성 등이 길러진다. 아이들로 하여금 가능한 많은 것들을 체험하게 해주고 이에 부모의 이해 깊은 대화가 곁들여진다면 아이는 잠재적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자신의 꿈을 키워가게 될 것이다.

/박동수 의왕미술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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