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10여명의 일본인 관광객이 '파리 증후군'으로 불리는 문화적 충격에 빠져 의료진의 보호를 받으며 본국으로 송환되고 있다고 BBC방송 인터넷판이 21일 보도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예의바르고 공손한 일본인 관광객들은 파리시민들이 거칠고 파리가 자신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나면 충격을 받는다. 일부 관광객은 너무 큰 스트레스를 받아 정신의학적 좌절을 겪는다.
파리를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은 연간 100만명에 이른다.
이들 대부분은 (2001년 개봉된) 영화 '아멜리에'에서 본 자갈 포장 거리와 아름다운 프랑스 여성, 높은 문화, 루브르박물관의 미술품 등 대단히 낭만적인 환상을 갖고 파리를 찾는다. 그러나 현실은 충격으로 다가온다.
거친 택시 운전사와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 못하면 손님에게 고함을 질러대는 웨이터 등은 다른 서구 국가 사람들이라면 웃어넘길 일이다. 그렇지만 예의바르고 공손하며 좀처럼 화난 목소리를 내지 않는 일본인에게 꿈의 도시로 동경해온 파리가 악몽으로 변하는 경험은 너무 심하다.
파리 주재 일본대사관은 올해에만 관광객 4명에게 의사나 간호사를 붙여 비행기편으로 본국으로 송환했다. 모두 '파리 증후군'에 걸린 사람들이었다.
'파리 증후군'은 프랑스에서 근무하던 일본인 정신과의사 오타 히로아키 교수가 20년 전에 처음 밝혀냈다.
이후 매년 평균 12명의 일본인 관광객이 이 증후군에 걸린다. 해외여행이 처음이어서 잔뜩 기대에 부푼 30대 여성이 특히 많다.
파리 주재 일본대사관은 심각한 문화적 충격에 빠진 사람들이 병원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24시간 비상전화를 운영하고 있지만 유일하고 확실한 치료법은 일본으로 돌아가 다시는 파리로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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