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많은 학생들이 해외 어학연수에 참가하고 있다. 심지어 연수기간이 3개월 이상씩 되기도 해 학교수업을 빠져야 하는 경우도 많아 공교육의 위기란 비판이 이어져 왔다. 그런가 하면 지역 경제사정을 반영이라도 하듯 수도권과 지방, 강남·북의 차이 등 사교육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뚜렷하다. 이를 보면서, 몇년 전 OECD의 분석을 상기하게 된다. “한국의 어른들은 어린이에게 ‘공부하라, 공부하라’ 입버릇처럼 말하면서 정작 자신은 공부하는 데 무척 게으르다”며 지식사회의 흐름에 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사회의 교육현장을 보면, 아직도 선택된 소수에게 제공돼 온 전통적인 교육의 엘리티즘이 잔존하고 있다. 교육은 일반적으로 ‘사람이 사람을 가르쳐 키우고, 사람이 사람에게서 배우고 자라가는 일’이므로 이 지구상에 인간이 나타나기 시작한 태초부터 교육이 존재해 왔다고 볼 수 있다. 고대사회 이후, 우리나라도 그리스의 아카데미아와 같은 체계적인 교육기관으로서 고구려의 태학과 경당, 고려의 국자감과 향교 등을 설치했으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교육기회는 소수의 인정받은 사람들이 선택되고 가질 수 있는 특권이었다. 여전히 교육은 비용이 투자되는 사업으로 팽창하고 있고 학교는 부와 지위의 재생산에 충실히 기여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평생학습사회 혹은 지식정보화 사회의 진전에 따라 국민들 모두 학습권을 주장할 수 있게 됐다. 학습의 기회가 증가할수록 학력과 새로운 학습욕구는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된다. 자기주도적 학습의 진전으로 교육훈련은 학습과 수행으로 대치되고 있으며 교실은 학습자 스스로가 만들어 가는 학습공간이 되고 가르치는 사람도 단순한 지식 제공자가 아닌 학습 촉진자로 전환되고 있다.
평균수명 연장을 가져온 고령화사회 진전은 교육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최근 미국의 국립노화연구소 등은 수명 연장의 결정적 요인으로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연구 결과들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이집트에선 평균교육연수가 2.1년 길어지자 평균수명이 10년 더 늘어났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우리나라를 비롯, 일본 프랑스 미국 아르헨티나 중국 방글라데시 등 선·후진국에서 일정한 추세였다. 교육은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하며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삶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요소이다. 왕성한 교육열을 학습열로 바꿔 삶의 질을 높이자.
/김형수 (사)한국삶의질연구원이사·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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