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 누구나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정보통신망이 구축되면서 요즘 청소년들은 일상 공간보다 인터넷 공간을 중심 무대로 살아가게 됐다. 그러다 보니 두꺼운 백과사전이나 전문서적 등을 뒤적이며 정보를 찾기보다 “클릭, 클릭”을 외치며 인터넷을 활용하게 된다. 친구와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기보다 인터넷에 접속, 자판을 두드리며 의사소통을 한다. 이처럼 인터넷 활용은 짧은 시간에 많은 정보를 찾거나 동시에 몇가지 일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사람의 얼굴을 보지 않고 더욱이 자신이 누구인지 알리지 않은 상태에선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쏟아놓게 되고 아무런 책임의식도 느끼지 않게 된다. 이같은 과정에서 인터넷에 악성댓글이 넘치게 됐고, 심지어 사람의 생명을 빼앗거나 정상적인 삶을 파괴하는 수준까지 이르게 됐다. 인터넷에서 상습적으로 악성댓글을 만드는 네티즌을 ‘악플러’, 또는 ‘키보드 워리어’ 등으로 부른다. 익명성을 이용, 활동하기 때문에 이들의 특성을 단적으로 파악하긴 어렵지만 일상에선 자기주장이 강하지 않고 소심한 초·중·고생이 많다고 한다. 이런 청소년들을 바람직한 인터넷 문화를 누리도록 지도하려면 정보통신윤리교육과 병행해야 할 것이 있다.
먼저 청소년들에게 자존의식을 심어줘야 한다. 대량 생산된 시장제품들에 비해 유명 브랜드 제품이 비싼 이유 중 하나로 희소성을 들 수 있다. 사람만큼 희소성을 지닌 건 없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각 개인들은 희소성을 뛰어넘어 유일한 존재들이다.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는 것처럼 다른 사람도 똑같이 존귀한 존재라는 것을 알도록 해야 한다. 다음으로 감정이입능력을 길러 다른 사람 감정을 함께 느낄 줄 알아야 한다. 슬픈 사람이 있을 땐 슬픈 감정을 함께 느끼고 위로할 줄 알아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되는 것이다. 나는 슬프지 않으니까 아무 상관이 없다는 식으로 살아간다면 자신의 감정만을 드러내며 서로 상처를 입히게 될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주장 등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마음이 여린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주장 등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표현하는 게 서툴다고 비웃거나 무시해선 안된다. 학교와 가정과 사회 등지에서 청소년들에게 이같은 태도를 기르도록 한다면 청소년들이 자신의 존재를 숨긴 채 악성댓글을 달면서 살지는 않게 될 것이다.
/강원춘 경기교총 회장·태원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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